'즐거운 글쓰기'를 하려면

스스로 기자가 되어보자

by 푸른끝

글쓰기엔 두 가지의 고민이 늘 뒤따른다. 바로 글감 찾기와 방향성 잡기다. 글을 쓴다는 것은 평소에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글자로 옮겨내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사물과 현상, 사람 등 주제를 놓고 쓰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글을 쓰려하거나, 쓰다 보면 자꾸 난관에 봉착하곤 한다. 매번 무얼 써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은 물론, 고민 끝에 글감을 정해 열심히 써 내려간다 하더라도 글의 마지막엔 처음 생각한 것과 다른 전혀 다른 글이 되어 있어서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머릿속 생각을 빼내어 텍스트로 온전히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사물과 현상, 사람 등의 글감을 방향성을 잡고 쭉 적어 내려가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다. 마음먹고 쓰다가도 삼천포로 빠지기 십상이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글이 되고 만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펴낸 강원국 작가는 글쓰기를 놓고 “고난의 행군”이라고 표현했다. 타고난 글쟁이도 글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말이다. 그런 그가 글을 잘 쓸 수 있었던 것은 고통스러운 글쓰기를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즐거운 놀이’로 만들어서다. 커피를 옆에 두고 한 문단 쓰고 나서 한 모금씩 마시면서 글을 쓴다고 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고통스러운 글쓰기를 즐거운 놀이로 변환시킨다.


강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함께 일했던 부장이 떠올랐다. 그는 기사를 쓰다가 막히면, 더 이상 머리를 쥐어짜지 않고 편집국 밖을 나가곤 했다. 돌아온 부장에게는 담배 냄새가 가득 풍겼다. 그는 밖에서 줄담배를 피고 돌아와서는 마무리되지 않은 기사를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기사가 잘 안 써질 때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 그러다 보면 기사 한 꼭지가 완성되어 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며 ‘저렇게 되진 말아야지’란 생각을 했다.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기사를 빨리 송고해야 편집부에서 지면 편집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기사는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드라인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불가피하게 마감이 늦어지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기자는 반드시 데드라인을 지켜야 한다. 기사 출고가 늦어지면, 어떤 방식이든 편집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결국 안 좋은 방향으로 연쇄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글이 잘 안 써질 때마다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은 강 작가처럼 고통이 가득한 글쓰기를 즐거운 놀이로 만드는 일종의 루틴인 셈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글을 쓰는 데도 자신만의 습관이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고통이 뒤따르는 글쓰기를 즐거운 놀이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 작가처럼 글을 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거나, 그러한 환경에서 글쓰기를 시도하면 보다 수월하다. 또 스스로를 저널리스트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적어도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또는 퇴근길에 포털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기사를 접하고 있다. 항상 뉴스를 소비하는 입장에만 서 있다. 이를 바꿔보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글감을 기사 형태로 적는 것이다. 형식은 자유다. 스트레이트가 될 수도 있고, 르포, 칼럼, 인터뷰 기사 등 다양하다. 부담 없이 적어 내려가면 된다. 내가 직접 쓴 기사를 읽는 것 자체가 글쓰기를 즐겁게 만드는 접근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성 언론처럼 잘 쓸 필요는 없다. 평생 기사를 써온 사람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저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고, 즐거울 수 있단 것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글감을 찾는 것도 머리를 싸매지 말고, 각종 보고서와 보도자료, 회의록 등을 활용하자. 기자가 아니더라도 기사 소재로 활용되는 자료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활용되지 않고 쌓여 있는 것에 먼지를 털어 꺼내어 쓰는 것도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역랑이 아닐까. 우선 행정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자. 정책브리핑(http://www.korea.kr)에 들어가면 정부부처가 내놓는 보도자료를 볼 수 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 등의 홈페이지에서 메일링서비스를 신청해 놓으면, <NABO 최신보고서> <이슈와 논점> <현안분석> 등 수시로 발간되는 각종 보고서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양질의 정보를 공짜로 접할 수 있는 데다, 이를 기사 형식으로 써 보면 큰 도움이 된다. 기자를 준비하던 시절 이렇게 정보를 접하여 논술과 기사 작성 연습을 했다.


또 정책연구정보서비스에서는 정부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연구용역을 통해 발간한 보고서를 원문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평소 관심이 있던 흥미로운 주제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도 자신이 원하는 양질의 자료를 받을 수 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각종 위원회 회의록 등을 볼 수도 있다. 각 지자체의 재정운용을 비교해 보고 싶다면 <지방재정365>를, 지방공기업의 경영정보를 보고 싶다면 <클린아이>에 접속하면 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도 들어가 보자. 양질의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각종 국책사업에 대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도 이곳에서 수행한다. 이처럼 자료수집은 하기 나름이다. 당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토대로 글을 써 내려가 보자. 글쓰기가 한층 더 쉬워지고, 즐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양질의 정보를 습득하여 상식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료 분석 및 해석 능력이 저절로 배양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쓴 글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두다 보면, 최소한 글쓰기가 두려워지지 않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더 나가면,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즐거워지는 것이다.


사진=시부야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글을 쓰던 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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