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입법·정책보고서를 들여다 보다<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으로부터 시작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의혹에 이어 한진그룹의 조세 및 관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사정당국이 수사를 벌이면서 조세범에 대한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간 조세범에 대한 검찰 기소율이 형사범에 대한 기소율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조세포탈을 벌인 조세범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등 실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2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조세범에 대한 처벌 현황 및 개선방안’ 입법·정책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조세범에 대한 기소율은 평균 23.1%로, 전체 형사범에 대한 평균 기소율 39.1%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기소된다 하더라도 조세회피 기술이 나날이 전문화 및 지능화되면서 범죄 혐의 입증이 점점 어려워지는 데다, 조세포탈 혐의 액수가 거액이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로 부각된 사건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가 이뤄졌는데도 입증이 쉽지 않아 무죄로 선고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일례로 검찰은 허위로 작성한 장부를 근거로 270억 원 대의 법인세 등을 부정환급받은 혐의로 롯데그룹을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범죄 증명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국세청이 발표한 역외탈세로 인한 조세포탈 추징세액은 2008년 1503억 원에서 2016년 1조3072억 원으로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액 조세범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특가법’ 위반 조세범죄로 검찰에 접수된 사람은 2008년 568명에서 지난해 1560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추징 세액과 가중 처벌 조세범이 크게 늘고 있지만, 혐의 입증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조세범에 대한 법원의 선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유죄판결 가운데 집행유예가 47.2%로 가장 많았고, 재산형 32.5%, 징역형 16.9%, 선고유예 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무죄판결은 2008년 1.7%에서 지난해 3.8%로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체 형사범에 대한 징역형이 20.5%, 집행유예 31.0%, 재산형이 35.9%라는 점을 보면, 조세범이 형사범에 대해 실형 비중이 낮은 반면 집행유예 비중이 높아 실형 선고를 기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선고 결과를 종합해 보면 조세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은 이유는 기소율이 낮은 것은 물론, 재판부의 관대한 선고 경향, 무죄 판결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세범은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의 세원을 잠식하는 중대한 형사범인 만큼 조세범에 대한 수사력 강화 방안과 함께 형사처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수사력을 강화하고, 처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 번째 글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그림=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