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다 보면 시즌에 민감해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사이를 잇는 계절의 변화, 세상의 변화.
계절에 따라
나를 감싸는 공기가 변하고
사람들의 옷차림이 변하고
일상도 조금씩 변한다.
가령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다가,
이제는 따뜻한 차로 몸을 데운다.
가르치는 아이들은
계절마다 몰라보게 자라난다.
따뜻한 실내에서
고요히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이토록 깊게
계절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온몸의 감각으로 계절을 감싸안는다.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감각에 예민해진다는 것.
예민한 감각을 매 순간 유지하며
세상을 속속들이 이해하려 해본다는 것은
작가 활동이 내게 준 선물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