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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를 꼭 가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헤디입니다. 저는 개인 및 기업과 협업하며 외주를 받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동화책에 들어가는 글과 그림을 주로 창작하고 있어요.


 지난 글에서 미술 대학을 졸업한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오늘은 미술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그림을 업으로 삼기 위해선 미대를 꼭 가야 할까요? 제가 경험한 미술대학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우선 저의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동화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이었어요. 그림책에 들어가는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미대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기와 성적 준비를 했어요. 그렇게 서울에 있는 4년제 미술대학에 입학합니다.


 제가 전공한 학과는 서양화과입니다. 서양화과에서는 주로 페인팅을 배우지만 전통적인 회화뿐만 아니라 영상, 입체, 판화 등 다방면의 예술을 접할 기회가 있었어요. 실기 수업뿐만 아니라 미술사, 미학 등의 이론 수업도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배우는 내용은 학교 및 학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대학 생활 하는 동안 커리큘럼에 대해서는 무척 만족했어요. 열정 넘치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도 많이 얻었구요. 대학 생활하는 동안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었어요. 바로 과제가 많다는 것입니다. 일주일이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는 것은 대학생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평일 저녁에는 무조건 실기실에 남아서 작업을 해야 했고 주말에도 실기실에 나와서 작업했던 기억이 나요. 쉽지 않죠. 학과 특성상 재료비도 꽤 많이 들고요. 학비도 미술대학이 타 학과보다 비쌌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술대학은 진학도 힘들지만 다니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하는 데에 미대가 도움이 되었냐, 물으신다면 저는 ‘일정 부분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장 큰 소득은 ‘그림을 보는 법’을 익혔다는 것입니다. 동기와 선후배의 그림을 보고, 제 그림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혼자 배울 때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그림 그리는 법 자체는 대학에서 알려주지 않거든요. 솔직히 입시 미술 할 때 배웠던 부분들 있죠, 명암에 대한 이해, 형태 잡기, 투시 등 배웠던 것들이 훨씬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기술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인과 친구들이 하던 얘기가, 툴 자체는 직접 유튜브를 찾아가며 배워야 한다고요. 대학 수업은 작업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수업 위주라고 하더라구요. (이 부분은 대학마다, 학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영상 수업을 들을 때 직접 프로그램을 익혀서 과제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군가 ‘미대를 꼭 가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을 가도 결국에는 내가 얼마만큼 노력하는가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되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방법, 실무에서 필요한 기술 등은 대학에서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 않아요. 본인이 얼만큼의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느냐, 그게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미술대학 진학이 어려운 상황이거나, 미대를 나오지 않으셨다고 해도 저는 충분히 실무에 필요한 소양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익히고, 필요한 프로그램 등의 스킬을 익히는 거죠. 그리고 그림을 많이 그리면 좋아요. 다양하게 그려보면서 그림체를 찾아가는 거죠. 이러한 부분은 꼭 대학에 가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는 눈을 기르는 것도 중요한데요, 전시와 책을 많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작업하는지 한 번 보는 거죠. ‘그림 그리는 것과 그림을 보는 게 크게 상관이 있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 좋은 그림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내 그림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시를 보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감성을 키워 나갈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죠.




 오늘 다룬 미대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생각해 보시고,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미대 진학에 대해 고민하시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이상 일러스트레이터 헤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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