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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Aug 08. 2023

감사의 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걸까? 쓸수록 궁금하고 그 궁금함은 매일매일 풍선처럼 부풀어만 갑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으며 감동을 받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글이라면 더 바랄 게 지만, 그 또한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한 능력이 내게 있는지도 모르겠, 그렇다고 사람에 따라 취향도 생각도 다른데 일일이 찾아가 물어볼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입니. 아무리 나름대로 정성 들여 써봐, 이것이 맞는 길인지도 모른 채 나만의 외사랑만 커져갈 뿐입니다.


다만 6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브런치스토리에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왔습니다. 부유물처럼 떠돌던 생각들을 한줄한줄 글로 피워내며, 어제도 오늘도 이리 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가슴속에 고이 간직했던 수많은 마음줄기들이 갈래갈래 뻗어나가 마침내 내게 희망을 선물해 주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이 시간 조심히 나를 들여다봅니다. 잘할 거야, 앞으로는 더 잘 쓸 거야, 애써 토닥여 보면서요.


어느 누구도 아니고, 나만을 위해 시작했던 글쓰기. 단지 쓰고 싶어서, 쓰인 글로 간직하고 싶어서란 명제아래 무모하게 시작했습니다. 일기처럼 흔적들을 남기고, 기억하고 싶어서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고, 모르기에 용감하게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글을 쓰는 마음가짐, 대하는 자세도 달라져 가고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언제부턴가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의식하게 되고, 잘 쓰고 싶다는 욕심 봄날에 새싹처럼 살포시 돋아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쓰는 동안 나 자신이 행복하고 위로가 되었기에, 나의 선택에 망설임 없이 별표 다섯 개를 주고 싶습니다. 친정엄마를 보내드리며 아팠지만, 사랑스러운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에 미소 짓고, 소소한 일상을 글로 담아내며 행복합니다.


그중에서도 긴 시간을 두고 도전했던 브런치북 만들기. 어찌어찌 20화까지 발행은 했지만 쓰는 내내 왜 시작했을까, 굳이 별것도 아닌 내 이야기를 힘들게 쓸 필요가 있을까. 온갖 딜레마에 빠지며 겨우 마무리했지만 아직 브런치북으로는 미완성입니다. 지나간 날들을 거슬러 올라가 나를 만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다 써놓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고, 나라는 사람을 다 보여준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제 새로운 일상을 담아내려 합니다. 딸이 발령을 받아 출근을 시작했고, 좌충우돌 손자들과의 시간들을 채워가야 다. 어쩌다 보던 손자들과, 매일 부딪치 돌봄을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상임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가끔은 힘들다 할 수도,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할 수도 겠지만, 이도 내가 선택한 일이니 딸과 나, 두 손자들과의 새로운 출발에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우리 신나게 살아보자!



부족한 저만의 외사랑에 기꺼이 응답해 주신 라이킷에 주인공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댓글로 마음을 전해주신 작가님들, 어떤 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되어주신 그 사랑에 감사드리며, 누군가에게 빛으로 답할 수 있는 이가 되고 싶은 소망을 조심히 담아봅니다. 또한 에 독자가 되어 주신 소중한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2023. 8월 초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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