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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Aug 25. 2023

100번째 글을 씁니다.

첫 번째 브런치북을 완성했어요

짝! 짝! 짝!

혼자서라도 축하를 해야겠어요.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어떻게 100번째 글이 되었을까요. 분명 내손으로 썼을 것임에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 7~10일 사이에 한편에 글이라도 쓸 수 있을까. 그마저도 도대체 어떻게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 막연함만이 있었는데 쓰다 보니, 100번째 글이 되었네요.


물론 매일 쓰시는 대단한 분들도 계십니다. 한동안 그렇게도 해보았는데 저와 맞는 패턴이 아니더라고요. 마음만 조급해지고, 역시 나의 리듬에 맞추어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쓰는 것이 제게는 적당한 글쓰기였습니다. 양적인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럼 질적인 문제는 어찌 되었을까요. 글 쓴 지 7개월 사이에 어떤 획기적인 성장이 이루어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지요. 그렇지도 않고요. 다만 글을 좀 더 후딱 쓰고 퇴고하는 시간도 줄었다는 것뿐이네요.


글을 써오면서 누구나 다하는 고민은 몽땅 한 것 같아요. 잘 쓰고 있나부터 시작해서 요런 표현을 써도 되나, 틀리면 어쩌지, 이 문장이 어울리나, 쓸데없이 문제가 되는 글이 되는 건 아닐까, 쫄보 같은 마음으로  잡다한 걱정도 해보았습니다. 특히 염려스러웠던 것은 어느 수위까지 글을 써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나만 재미있다고 킬킬거리며 점잖지 못하게 웃음코드를 남발하는 건 아닐까? 때로는 다소 경박스러운 단어선택으로 품위 없는, 격식 떨어지는 사람으로 비치는 건 아닐까. 별의별 고민도 했답니다.


이것저것 다 따져가며 어찌 글을 쓰겠나 싶기도 하지만 나름 지켜야 할 선은 있기에 자중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아시려나요. 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ㅎ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남편과 아들, 딸. 며느리만이 알고 있습니다. 물론 초반에 아들과 며느리가 독자가 너무 없다며 열심히 라이킷을 해주기도 했었지만, 독자수보다는 엄마가 좋아서 쓰는 것이니 마음 쓰지 않아도 된 다했더니 조용히 응원만 해주고 있습니다. 지는 가끔 쓴 글을 카톡으로 공유만 해줄 뿐 가입 자체도 못하게 했습니다. 아직은 쑥스럽고 부끄럽더라고요. 그럼에도 컴에 능한 양반인지라 제 글을 다 보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요.


그래도 잘 쓰네. 못쓰네 간섭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입니다. 마음껏 내 공간에서 나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단 한 가지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주지 않는, 선함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품어봅니다. 너무 요란스럽지 않게, 잔잔하게 마음을 스치고 가는 한줄기 결이 고운 가을바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작정 글을 쓰다 보니 저 아래에 쓰여 있는 글들이 섭섭해할 것 같아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나름대로 분류하여 매거진으로 묶어주고, 첫 브런치북으로도 발간하였습니다. 내가 글을 쓰는 것도 모르니 물어볼 사람도 없고, 컴에도 능하지 못한 사람이 낑낑대며 브런치북을 만드느라 애를 좀 먹었답니다. 다시 한번 여러 번에 퇴고 과정을 거쳐 나름 정성을 들였지만 굳이 써야 했나, 꼭 브런치북으로까지 만들어야 하나 그 생각이 말끔히 지워진 건 아니지만 어차피 쓴 글 그것도 100번째 글을 쓸 때 완성하여 의미마저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자기애가 충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래요. 나를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 이야기를 쓸 수 없고, 내 생각들을 끄집아내어 펼쳐 보이는 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믿고 나를 보듬으며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나에 글쓰기는 오늘도 ing입니다. 아직은 울퉁불퉁하고 매끄럽지 못한 글들이지만 오며 가며 마음 써 주시고 지켜봐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때로는 호들갑스럽게, 대책 없게 들떠 있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그 또한 서서히 익어가는 중이기에 맛있는 열매로 마음 가득 달콤함을 선물해 드리는 날도 오겠지요.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2023년 8월 하순 가을 초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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