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울고 싶다
훈아! 네가 울면 나도 울고 싶단다.
초등학교 1학년 훈이가 영어학원에서 돌아왔습니다. 오자마자 숙제를 한다며 영어 쓰기 책을 꺼냈습니다. 몇 줄을 썼을까. 힘들다며 울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너무 힘들어요.
네 번씩이나 써야 해서 힘들어요.
우리 훈이 쓰기 힘들구나.
한잠 자고 쓸까나.
한잠 자고 일어나 쓰면서도 또 웁니다.
어찌어찌 첫날은 끝이 났습니다.
그다음 날 또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스크림 한 개 먹고 쓸까나
먹고 쓰면서도 또 웁니다.
어찌어찌 둘째 날도 끝이 났습니다.
그다음 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웁니다.
영어학원 힘들면 그만 다닐까?
아니랍니다.
한 바닥 쓰고 울고,
두 바닥 쓰고 울고,
훈아!
엄마 오면 저녁에 천천히 쓰자
달래고 또 달랬습니다.
결국 오늘은 다 쓰지 못했습니다.
훈이는 윤이 형아가 오기 전에 다 써놓고 같이 놀고 싶은데, 작은 손으로 단어를 여러 번 쓰는 게 참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더구나 영어를 잘하는 형아에게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아서 울면서도 또 쓰려고 애씁니다.
훈아!
그런 너를 보는 이 할미는 더 울고 싶다!
일러스트 블로그 프림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