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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Aug 27. 2023

내몸사용설명서

링거를 맞았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보건용 마스크를 하고 잤음에도 콜록콜록 기침이 납니다. 습관이라는 것이 무섭습니다. 코로나19 감염대상에서 제외되어 보겠다고 마스크와 엄청 친해졌습니다. 한여름에 온도가 급상승하고, 정부가 마스크해제를 했음에도 열심히 쓰고 다녔습니다.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다는데 더구나 위가 약하므로 약을 먹는 게 조심스러워 겁쟁이답게 철저히 지켰습니다.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 아닐까요. 허니 내 몸을 아끼고 어떻게 하면 외부와 내부로부터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어떤 수고를 해야 하는지도 가장  알 것입니다. 문제는 알면서도 실수를 하고, 알면서도 지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급기야 일이 벌어진 후애야 에고~ 그러지 말걸 후회하며 병원을 가고 약을 먹게 됩니다. 또 치료를 위해 먹은 그 독한 약으로 인해 위장치료약을 또 먹습니다. 참 한심한 노릇입니다. 그게 저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약을 받아왔겠지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저에 병력을 알기에 힘들 거 같으시면 링거를 맞으셔도 된다고 넌지시 말을 건네셨지요. 하지만 첫날이라 그런지 별로 아프지도 않고, 코로나19 감염 극복일지를 멋지게 쓸 수 있겠다는 쓸데없는 자신감마저 발동되어 내일도 아프면 그때 오겠다며 돌아왔습니다. 그럴 리가요. 밤새 한숨도 못 자고 고생 진탕 하고는 링거 맞을걸 또 후회했지요.


그렇게 혼쭐이 났으니 다음날 링거라도 맞으러 가야지 했더니 휴진일이네요. 이런이런~~ 할 수 없이 포기하고 하루하루 견디다 보니 회복이 되어갔습니다. 물론 위보호제를 따로 챙겨주셨음에도 그 독한 약들을 5일 동안이나 약한 위장 속으로 밀어 넣었으니 성할 리가 없겠지요. 내과에서 받아다 둔 위장약으로 내 몸을 달래며 코로나19 감염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말끔하게 나았다고 룰루랄라 그렇게 애지중지 달고 다니던 마스크를 던져버리고 일상을 즐겼습니다. 그도 며칠 갑자기 목이 따끔거리며 증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위내시경시술을 하고 곧잘 먹으며 컨디션을 찾아가던 중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다시 최저점을 찍은 몸무게는 내 몸이 많이 약해졌다는 증거로 또다시 감기에 걸려버린 거죠. 물론 의사 선생님께서는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인하여 그런 걸 수도 있고,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서 새로 목감기에 걸리셨을 수 있다며 또 약 한 따리를 지어주셨지요.


에휴~~ 내 몸을 혹사해도 너무 무자비하게 혹사를 시키고 있습니다. 별수 없이 면역력이 바닥인 내 몸을 위해 링거를 맞으며 참 나도 미련스럽다. 왜 그리 수십 년을 데리고 사는 제 몸하나 잘 살피지 못하고 이렇게 병 주고 약 주고를 반복하나 싶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어쩝니까. 내 몸에 주인은 나이니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마음으로라도 이 링거 맞고 씩씩하게 잘 견뎌내 보자며 토닥여 봅니다.


조석으로 가을바람이 선선합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로 인하여 호흡기질환이 제세상 만났다고 신이 났습니다. 부디 내 몸을 위하여 건강 잘 챙기시고 부드러운 가을바람에 가을꽃이 살랑이는 들길을 따라 산책도 하시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용법 : 평생 소중히 다룰 것

AS : 기간 지났으니  알아서 관리

유통기한 : 요양원 가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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