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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Nov 10. 2023

조회수가 3000 이라고요?

글이 책자에 실렸어요

어느 날부터 어딘가에서 나도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합니다. '또도독' 알림 소리에 열어보니 뜬금없이 3000 이랍니다. 뭐지! 어디에서 내 글들이 헤매며 나를 부르는 걸까요. 때로는 알 수 없는 그 숫자들로 인해 두렵기까지 합니다. 출처는 분명 이 공간인 거 같은데 숫자로 헤아려진 그 많은 분들은 대체 누구일 런지요. 누구에겐 가는 그저 당연한 수천수만 일지라도 이녁은 전혀 흔적을 알길 없이 늘어가는 숫자에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조회수가 많다고  독자가 치솟은 것도 아니고 뭔 조화 속인지 모르겠지만 확~ 책임감이 몰려드네요. 혹시 실수라도 했으면 어쩌나, 딱히 그럴만한 글도 아니고 그저 브런치 초기에 올린 글이라 보태고 뺄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나열된 글일 뿐인데요. 글을 잘 써서도 아니고 어쩌면 '시어머니의 과거'흔치 않은 제목에 낚이신(?) 건 아닐까 싶어 씁쓸한 이 기분은 쉬이 지워지지가 않네요. 그리 의도할 만큼 영악하지도 못한데요.


'화이트데이선물의 감동'은 그즈음 올린 글이라 4000을 찍었어도 그러려니 했어요. 여하튼 4000을 찍든 40000을 찍든 그것은 내 밖의 일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요즘 마음편치가 못해요. 어렵게 어렵게 쥐어 짜내듯이 글을 쓰게 되고, 그러다 안되면 좀 다른 글길도 가보자 하고 되지도 않는 시를 끄적거리 지를 않나 가관입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듯싶은데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이 책 저 책 들춰보다 '초록빛 인사'에 꽂혀 '자꽃 피던 날에'를 쓰고, 에세이 몇 권을 쌓아놓고 읽다가 어설프게 일차원적으로 '빛을 잃은 등대'를 쓰고

 누가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글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것에도 흔들림 없이 쓰고 싶을 때 쓰고, 유유자적 서두르지 않으며 놀이 삼아 쓰자더니 어쩌다 퐁당  빠져버려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이것이 슬럼프란 것인가, 그럼 슬럼프! 너는 너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가자 알고도 모르고도 실수를 해대며 내하고 싶은 대로 주저리주저리 이런 글이라도 써봅니다. 뭘 했다고 "슬럼프" 하고요. 이렇게 쓰고 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혼자 노는데 일가견이 있거든요 ㅎ. 어쨌든 하루하루 책 속에서 글감을 길어 올리며 혼자 피식 웃어보는 날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두어 달 전이었을까요. 매달 오는 책자에 실린 글을 보다가 '한번 올려볼까?'를 몇 번이고 망설이다가 마감일이 되어서야 짧은 글과 긴 글을 올렸습니다. 선택이 되든 안되든 그것까지는 나의 영역이 아니니 잊고 있었는데 짧은 글이 선정되었다며 모바일 상품권이 왔습니다. 곁님과 함께한 산책길에서 맛있는 간식을 사 먹었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르고 홍보실 담당자라며 전화통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11월 책자에  글이 실린다전화입니다. 이럴 수가! 글을 쓰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일천한 글이 어쩌다 마음씨 좋으신 홍보담당자분 눈에 띄어 수많은 분들이 보시는 책자에 실린다니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으리오. 그래봐야 조용히 글을 쓰고 있으니, 가족 말고는 자랑할 곳도 없으면서 혼자 신이 났습니다. 친절하게 책자도 더 보내주신다 하여 소심하게 아이들에게 주려고 3권만 보내달라 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11월 책자를 열어보니 떡! 하니 제가 쓴 글이 잘 어울리는 그림과 함께 올려져 있습니다. 저 혼자 가문에 영광으로 간직하려 합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이렇게 떠들어 대면서요.

 

아직도 많이 쓰고 더 써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좀 더 힘내라고 주는 달큼한 초콜릿이고, 잠시의 편안한 쉼이 되어준 거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부산스러웠던 마음도 정리가 되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이 다짐을 해봅니다. 처음부터 잘하기는 쉽지 않으니 하나하나 쌓아 리다 보면 조금은 더 다듬어지고, 자꾸자꾸 매만지다 보면 매끄러워지고, 누군가의 마음에도 울림이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하고요. 이제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한줄한줄 엮어내며, 추워져만 가는 날씨에 많은 이가슴을 데우따뜻한 글을 고 싶습니다. 잘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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