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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Nov 02. 2023

여 백

아낌없이 품어주는 하늘

유난히 파란 하늘이다.


곱게 물든 가을 하나 들고

하늘을 보면

파란빛이 

여백이 된다.


꽃을 보고도

파란 하늘 속에 집어넣으면

또다시 여백이 된다.


고사리 같은 동글동글한

훈이 주먹을 내밀어도

다정스럽게 기꺼이

여백이 되어주는 하늘.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무엇을 들여도

마다하지 않으니

 누군들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그 하늘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프로필 사진도 파란 하늘에 구름이 몽실몽실 흐르는 사진이 자리하고 있지요. 어느 날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한껏 들떠 차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파란 하늘은 더욱더 곱고 맑은 파란빛으로 설렘에 짓 수는 한껏 올라갑니다. 좀 우울한 생각에 잠겨있다가도 파란 하늘을 보면 흐르는 구름처럼 엷어지며 세상시름 모두 되지요.


그 하늘이 기꺼이 여백이 되어주는 날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어떻게든 한 줌이라도 더 움켜쥐려 동분서주했던 시간들, 이제 모두 내려놓고 그 하늘빛에 그 넓은 여백 속으로 쏘오옥 들어가 봅니다. 조금은 몽글몽글해진 마음으로 세상사 포근히 안아주며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 집니다. 어느 맑은 날 파란 하늘빛 그 여백 속으로 같이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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