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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Jan 27. 2024

프롤로그

새로운 도전이 말을 걸어온다

"정짓간에서 피워내글꽃"이라는 제목으로 연재에 슬그머니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정짓간(정지) 부엌의 방언으로 생소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오래된 책들을 읽어보신 적 있으시다면 어디서 들어본 듯하실는지요. 제목을 정하는 데에도 혼자 끙끙대느라 며칠이나 걸렸어요. 브런치북도 매거진도 발행해 보았으니 새로운 연재기능에도 슬며시 편승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럼 정말 내가 하고 자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생각해 보니 그래도 40여 년 경력의 주부더라고요. 7남매의 맏며느리로 집안의 대소사를 치러내다 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이겠지요. 맛이야 어찌 되었든 그  많은 음식들을 해내다 보니 웬만한 음식들은 한번 보고, 먹어보면 대충 따라 하게 되더군요.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음식들 지지고 볶고 무치고 삶고 찌고 졸이고 튀기고.... 등등 하며 밥도 짓고, 김치도 담그며 그에 어울리는 글도 곁들여 보려 합니다. 특별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자주 먹는 반찬들을 만들어 볼 거예요. 매주 정성과 사랑을 담아 고운 꽃, 맛있는 글꽃으로 진솔하게 피워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손자들도 방학이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지고 볶고 그야말로 전쟁이고, 양쪽집 살림살이로 '눈코 뜰 새가 없다'는 말이 실감 나는 중입니다. 더구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몸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늘리다 보니 책과는 더 멀어지고, 조각글 쓰기 바쁘고, 올라오는 글들과 인사하기도 바쁘네요. 저녁식사 후 한숨 돌리기 무섭게 슬리퍼를 신고 한 손에는 운동화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안 그러면 고단한 하루일과로 눈꺼풀이 무거워져 오기에 귀찮음이 몰려오기 전에 지하에 있는 아파트 헬스장으로 내려가 러닝머신 위에서 달립니다. 힘쓰는 운동기구도 다뤄보고, 요가동작 몇 가지로 마무리를 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처음에는 안 쓰던 근육을 쓰니 여기저기 더 아프고 힘이 들었지만 며칠 지나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할 만합니다. 저녁마다 집 밖으로 나서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하고 나니 진작할 것을 하고 도전한 제자신에게 별표를 줍니다. 사실 저녁을 먹고 나면 어디 나가기 진짜 진짜 싫잖아요. 그렇다고 겨우내 집안에서만 웅크린 채 보낼 수는 없습니다.


덕분에 소화도 잘 되고  자신에게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 같아 내심 기특하기도 합니다. 그럼  운동만 하고 씻고 자면 좋을 텐데 요즘 일원팩 마사지에 도전 중입니다.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느낌이 드는 거 있죠. 세월 따라 늘어가는 주름이 왜 갑자기 소스라치게 싫어졌는지 뭔 짓이라도 하고 싶더라고요. 급하게 녹두와 율무가루를 주문하고 저녁이면 덕지덕지 바르고 방치후 말끔하게 씻어버리고 나면 보들보들해진  얼굴에게 덜 미안해집니다.




앞으로 또 어떤 짓들을 하며 나를 키워나갈는지 궁금합니다. 매일 똑같은 날들에 비슷한 스토리들로 채워지는 날들 같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변화를 꿈꾸며 쉼 없이 살아내는 시간들이 소중하기만 합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보내기에는 왠지 나태한 듯싶고 무엇인가 자꾸 새로운 것들로 채워주고 싶은 욕구가 일곤 합니다. 친구말에 의하면 제가 좀 그런 구석이 있다네요. 이제껏 제가 그런 줄 몰랐거든요. 너도 그렇게 시간 보내지 말고 글이라도 쓰라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숨 쉬고 살기도 힘들다며 거절당했습니다. 원님도 지가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고 어쩌겠어요. 각자 제멋대로 사는 세상 본인에 맞게 잘 채워나가면 되겠지요.


세상에는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습니다. 단지 몰라서 아니면 귀찮아서 언제쯤 해볼까 망설이느라 지체되곤 할 뿐이지요. 각자 상황이 다르겠지만 이래서 망설이고 저래서 미루다 이제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을 때 냉큼 시작해 버립니다. 하지만 늘 변수는 존재합니다. 꼭 마음을 써야 하고 내손이 필요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접어야 할 때도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여전히 지구는 돌고 있고 나의 시간들이 친절하게 맞아주고 있으니까요. 늦은 때는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말을 걸어옵니다. 이제 드디어  힘차게 출발해 보려고 합니다. 매주 토요일 빠지지 않고 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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