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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Feb 03. 2024

누구나 할 수 있는 김치볶음밥과 치킨덮밥

밥이 주는 행복

뽀얀 쌀을 살금살금 씻어 밥을 합니다. 조금 있으면 딸랑딸랑 추가 흔들리며 구수한 밥냄새가 주방을 가득 채웁니다.  아! 맛있겠다. 까만 서리태콩을 넣으면 더 고소한 콩밥냄새, 여러 가지 잡곡을 넣어도 식욕을 부르는 그 냄새는 식구들의 위장을 깨우며 서둘러 식탁으로 모이게 합니다. 세상에 어느 밥보다도 가장 맛있는 가마솥밥. 이른 새벽이면 어머니께서는 가장 먼저 나를 깨우곤 하셨습니다. 덜 깬 눈을 비비며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솔가지 꺾어 불을 지피면 따닥따닥 소리를 내고, 성난 듯이 밥이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커다란 가마솥 안에는 10여 명의 식구들이 먹어야 할 흰쌀을 찾아보기 힘든 보리밥이, 그렇게 구수한 냄새를 피우며 뱃속을 요동치게 했지요.


할머니와 아버지 진지를 푸고, 몇 개의 도시락을 싸고 나면 남는 것은 보리밥뿐입니다. 식구수에 맞추어 밥을 푸고 닥닥 긁어놓은 그 바삭한 누룽지가 어찌나 맛있던지요. 아니면 물 몇 바가지 부어 우러난 구수한 숭늉과 누룽밥(누룽지의 방언) 한 그릇은 어찌 말로 글로 다 할까요. 나도 하얀 쌀밥이 먹고 싶은데, 내 차례가 올리가 없었지요. 그러니 보리밥은 어쩌다 별미로 먹는 한 그릇이 되었네요. 시나브로  시절을 생각하면 별나라 세상과도 같은 지금이 그리 감사하고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변하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어머니들의 정짓간에서 피어나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겠지요. 내리사랑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사랑과 정성 오늘도 글꽃으로 피워내 보려 합니다.




어쩌다 보니 며칠 동안 조금씩 남은 밥들이 모여 혼자 한 번에 먹어치우기에는 많은 양이 되었습니다. 이 밥들로 뭘 할까 생각하 김치야채볶음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근래 중에 배추김치가 가장 맛있게 담가졌어요. 너무 짜지도 맵지도 않고 아삭하니 맛있게 잘 익었습니다. 4분의 1쪽을 꺼내어 김칫소를 모두 털어내고 쫑쫑 썰어주었어요. 이제 야채를 준비할 건데요. 대파 한 줌은 어슷 썰기로 해주고 작은 양파 반 개와 당근, 호박은 3분의 1 정도를 채 썰어 너무 잘지 않게 다져주었습니다. 쓰고 남은 *반개는 뜨거운 물에 데쳐 아주 작게 깍둑썰기처럼 해놓으면 재료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시작해 볼까요. 기름 두른 팬에 대파와 양파를 넣고 볶아줍니다. 파기름이 잘 나왔겠지요. 간장 1스푼을 넣어 약간의 불향을 내고 굴소스 1스푼을 넣고 당근과 김치를 넣어 볶아줍니다. 이어 남은 호박과 햄도 넣어 골고루 볶아주면 이제 밥만 넣어 볶으면 되겠지요. 찬밥을 그냥 넣으면 뭉쳐져 돌아다녀서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넣고 볶아주면 금방 완성이 되는데요. 이때 간을 보고 소금을 추가하거나 들기름과 후추를 넣고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다된 볶음밥을 원하는 모양의 그릇에 약간 눌러 담은 뒤 적당한 접시에 엎어놓으면 저 모양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계란프라이 한 개 얹어 주고 통깨 솔솔 뿌렸어요. 나중에 김가루도 뿌려 먹었더니 파기름 때문에 부드럽고 김치와 야채들이 어우러져 동치미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고 남은 치킨이 있어서 다시 데워먹어도 처음 그 맛이 아니라서 치킨덮밥을 해 먹으려고 합니다. 우선 치킨뼈를 발라낸 닭고기를 접시에 담아둡니다. 이어 양파 반 개, 새송이버섯 반 개, 당근 3분의 1을 채 썰고, 시금치가 있어서 한 줌 넣었어요. 볶음팬에 간장, 올리고당, 굴소스, 전분, 후추를 넣어 살짝 끓인 후 야채를 몽땅 넣어 볶다가 참기름으로 마무리합니다. 큼직한 접시에 따끈한 밥을 올리고, 한쪽에는 남은 치킨을 에어프라이에 5분 정도 돌려 담아주고 중앙에 완성된 덮밥야채소스를 얹어주며 통깨 뿌려주면 완성!

간이 딱 맞고 맛있다 하네요.


오늘도 이렇게 두 가지 밥을 해보았는데요. 처음에는 간도 안 맞고 실패도 할 수 있어요. 여러 번 하다 보니 대충 이 정도면 되겠다 싶으면 괜찮게 되는 것 같아요. 완성이 되었을 때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어도 되고 짜면 야채를 더 넣든 밥을 더 넣으면 되겠지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에게는 맛을 살려주는 굴소스가 있어서 대충 해도 먹을만해요. 집에서 만들면 아무래도 기름도 덜 두르고 알 수 없는 소스들을 쓰지 않으니 느끼하지 않고 믿고 먹을 수 지요. 집에 있든 해외에 나가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마지막엔 꼭 먹고 싶은 .

오늘도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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