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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만큼 주세요!

by 희야

그릇을 싹싹 비우던 2학년 훈이가 말했습니다.

할머니! 짜장떡볶이 너무 맛있어요.

그래, 좀 더 줄까,

네!

얼마큼 더 줄까?


"사랑하는 만큼 주세요"


꺄악~~~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을까요? 출처를 찾아 채근해 보니 부끄러운 듯 형아로부터 배웠다 합니다. 형아가 과자를 먹다가 해준 말이라나요. 학원에서 돌아온 윤이에게 짜장떡볶이를 가득 담아주며 또 물었지요. 아마도 유튜버들과 주변에서 들은 것 같다 합니다. 할머니가 그 소리를 듣고 심쿵! 했다 하니 멋쩍게 씨익 웃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달라는 말을 들으며 잠시 몽글몽글 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한참을 웃었습니다. 가슴 한쪽에서 갑자기 폭죽이 팡팡 터졌다고나 할까요. 무엇인가 생각지 못했던 선물이 불쑥 내 안으로 들어와 넘치도록 채워주는 듯했습니다. 그런 훈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밥을 먹다 말고 볼을 비비며 행복한 감정을 마음껏 나누었지요.


누군가에게 내어줄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은 얼마나 넉넉하고 아름다울까요. 사랑하는 만큼이 아닌 그 몇 배의 사랑까지 꾹꾹 한가득 채워 건네주었습니다. 입가에 잔뜩 묻은 짜장소스에 웃음꽃까지 활짝 피워내는 사랑스러운 모습에, 아무리 주어도 비워지기는커녕 더 채워지는 것이 사랑이었음을 또 알아가 중입니다.


난 누구에게 말해볼까요.

"사랑하는 만큼 주세요!" 하고.


난 또 누구에게 듣게 되려나요.

"사랑하는 만큼 주세요!"



#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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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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