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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 Apr 15. 2017

나는 민감한 사람입니다.

'센서티브 - 일자 샌드'를 읽고

여태까지 나는 유난스러운 내 성격들을 보며 스스로를 '약한 멘탈의 소유자'로 치부했다. 우울증에 시달릴 때는 감정을 못 느끼는 사이코패스가 되기를 바랄 때도 많았다. 성격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완벽한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을 느꼈고, 그 때문에 완벽주의 성향을 갖게 되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삶을 살게되었다.


이 책은 처음으로 나에게 나약한 사람이 아닌 단지 민감한 사람일 뿐이라는 위로를 해주었다. 특히 나는 외향적인 사람이기에 가지고 있는 민감한 면모들을 감춰야 할 때가 많았고, 그럴수록 무한한 피로감을 느끼며 마음 속이 곪아갔다. 이런 나에게 단지 민감한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의는 자괴감에서 한 발짝 멀어질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제 나는 조금만 소란스러운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너의 부름에 항상 응할 수 있는 파워풀한 사람이 아니며, 당신이 내뱉은 무심한 말이 내 마음 속 연못을 크게 요동치는 돌이 된다고 말할 것이다. 또, 나는 별것아닌듯 보이는 평화로움에 행복을 느끼며, 너의 작은 웃음과 칭찬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할 줄 알고, 당신이 나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어도 큰 것을 받았다고 느끼며 당신을 좋아할 것이다. 


내 민감함은 단점이 아닌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겨우 250쪽 남짓한 이 책이 나에게 큰 파도가 될 것이란걸 직감했다. 책을 덮자마자 내 모든 민감함을 수용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갈 수는 없지만, 한 걸음씩 나를 관대하게 이해하고 다스리는 법을 찾아나가도록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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