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 장애: 선택의 갈림길에서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
요즘은 자신을 선택 장애라고 지칭하는 분들의 모습을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저만해도 그래요. 소개팅에서 무엇이 먹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쉽게 대답하기가 참 어려워요. 고민고민하다가 선택 장애임을 자처하는 대답을 하는데 그 덕분에 어색한 소개팅 분위기 속에서 별로 땡기지도 않았던 파스타를 돌돌 말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묻는 상황은 매일같이 생겨요. 그때마다 골똘히 고민하지만 마땅한 대답을 못 찾겠어요. 때론 고민하기도 귀찮아서 아무렇게나 대답해버릴까 하다가도 그 대답이 나 자신을 잘 담아내지 못하는 대답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그러지도 못해요. 한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런 물음들에 대해 대답을 척척 하는 사람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스무 살의 제 대답과 스물네 살의 제 대답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봐요.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저뿐인가 했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며 자신을 선택 장애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더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취향있냥이라는 독서 클럽이 생겼어요. 혼자서 끙끙대는 것보다 내 마음의 소리를 훨씬 더 잘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때때로 나도 모르는 내 취향을 주변에서 알려줄 때가 있잖아요. 너 이런 음악 좋아하지 않아? 하고 들려주는 음악이 정말 마음에 쏙 들어오는 때가 있는 것 처럼요. 함께하기로 한 취향있냥 멤버들이 서로에게 이런 상대가 되어주면 좋겠어요. 나도 모르는 내 취향을 알아차려 주고 발견해주는 사람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더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함께해요. 취향을 알아가는 이번 시즌이 앞으로도 닥칠 질문의 폭풍 속에서 한 가닥의 이정표가 되어줄지 누가 알겠어요. 함께 모여서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고 들어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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