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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 Aug 02. 2017

여행이 최고의 인풋이 될 수 있는가?

아즈마 히코리의 약한 연결을 읽고

저자는 말한다. '검색어는 연상을 통해 나온다. 뇌의 회로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인풋이 바뀌면 같은 회로라도 아웃풋이 바뀐다. 연상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연상하는 환경을 바꾸는 편이 빠르다(7쪽). 환경을 바꾸는 방법은 여행이며 흔히들 하는 자기 찾기가 아닌 새로운 검색어를 찾기 위한 여행(31쪽)을 떠나라고 한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것보다 여행이 더 좋은 이유는 인터넷에는 모두 자기가 쓰고 싶은 내용만 쓰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한 정보는 보이지 않고(34쪽),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69쪽) 직접 실물을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직접 실물을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할까. 책에서 제시한 이유는 실물(여행)들이 자신이 취사선택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노이즈가 가득한 약한 유대관계를 만들고, 이 약한 유대관계는 우리의 삶을 유일무이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14쪽).


약한 유대관계가 우리의 삶을 유일무이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점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행이 최우선적인 방법으로 내세워지는 부분에서는 공감하기 힘들었다. 때로는 직접 보는 것보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텍스트가 더 신선한 인풋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더불어 어떤 이가 어떠한 의도와 방향을 가지고 적어둔 정보들이 더 날카롭게 우리를 관통하는 상황도 종종 겪게 된다. 반드시 날 것의 물질이 우리에게 더 강렬한 인상을 준다는 저자의 의견은 그저 저자가 직접 체험하는 것에 더 많은 인상을 받는 성향의 사람이고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


왜 관광지에서 얻은 찰나의 인상들이 자신을 유일무이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나와 같은 경우에는 어느 곳에서 잠시 느낀 인상은 금방 잊는다. 어떤 것을 느꼈다면 그 느낌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야 나에게 와닿는다. 때로는 그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시대 배경에 대한 설명이나 그와 관련한 사람들의 인터뷰 따위를 보아야 더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관광지화 된 어떤 장소들에서는 아주 미세한 인풋밖에 얻지 못하는데 이런 사람들조차 많이 직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지 묻고싶다.


+) 이번 시즌 읽었던 책 중 가장 내 취향에 가까운 디자인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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