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랑진
5일장 난전 귀퉁이
늙은 우체통이 뒷짐을 지고 서서
온통 붉은
가을 장터를 더듬다가
환한 기운으로
햇살마저 밀어내는
사과더미에 눈이 멎었다
뜨거운 사연들 품고
덩달아
신열로 온몸이 붉었던
시절을 생각해 내고는
아랫도리를 내려다본다
빈 몸이다
침침한 눈을 비비며
뒷짐을 푸는 처진 어깨 위에
지나던 고추잠자리 한 마리
소식을 적는다
시 쓰는 사람입니다. 여행도 좋아합니다. 작고 사소한 것에 마음을 잘 빼앗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