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테이블에 마주 앉아
빙수 그릇을 빙글빙글 돌려 가며
너와 함께
팥빙수를 먹었다
빙수를 먹는 동안
가까워진 네 콧날이며 미간을
훔쳐보는 호사를 누리며
혼자서
팥빙수를 먹는다
수북이 쌓인 얼음산을
숟가락으로 걷어 먹으며
가장자리를 쿡쿡 쑤셔가며
혼자 먹은 빙수 그릇에
팥 앙금이 소복이 남았다
나를 잘 젓지 못해
너를 잘 젓지 못해
서로에게 가 닿을 수 없었던
원망이 소복이 내 가슴에 남은 것처럼
시 쓰는 사람입니다. 여행도 좋아합니다. 작고 사소한 것에 마음을 잘 빼앗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