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맞는 (전) 결혼 기념일
이혼하고 처음 맞는 (전)결혼 기념일_
어젠 의식적으로 직장동료들과 늦게까지 놀고 집에 들어왔다. 녹초가 되었는데도 요가하고 잤다.
하지만 오늘... 직장에서도 여러 일이 빵빵 터지는 바람에 극도의 짜증과 화, 황당함을 모두 다 겪은 날_ 집에서 미뤄놨던 그리움과 후회, 미움과 자책의 폭탄을 맞고 있다.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란 질문으로는 끊임없이 돌아가게 되고...
'그래서 안다고 한들 헤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까?'
'당신은 나를 언제부터 떠나고 싶어 했던걸까?' 란 의문들....
그리고 나오는 본심
'당신도 과연 나처럼 힘들까? 당신도 이별의 후폭풍을 겪을까?'란 의구심.
'나는 당신이 나를 잊고 너무 잘 살아도 속상할 것 같고, 또 나처럼 힘들어해도 마음이 아플 것 같아'
많이 왔다해도 당신이란 중력은 여전히 커
당연하겠지, 14년을 만났는데... 제법 오랜 기간동안 우린 가족이었는데 말이야.
그래서 난 아직도 내가 사는 세상이 비현실같아.
이게 맞나? 내가 왜 쌍문동에 와있지? 여기서 뭐하는거지?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 되.
공기처럼 있던 너는 왜 내 옆에 없는거지? 하면서 말이야.
이건 아무리 내가 들뢰즈를 읽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겠다고 프루스트를 파고, 책을 보고, 달리기를 하고, 폴댄스를 가도 말이야...
언제든 그 순간을 와. 결국엔 지나가지만 말이야. 그 무방비해지는 시간 있잖아. 엉엉 거리며 지나갈 때까지 우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 말이야.
그렇게 안보려고, 도망다니고 회피했던 당신에 대한 그리움과 소식을 알고 싶은 마음 그리고 동시에 솟아 오르는 이별에 대한 감각은_
겪을만틈 겪고, 울만큼 운 것 같은데도 늘 처음처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겠어.
지금까진, "혼자인 거 너무 좋아! 이 자유!!!" 라는 진심과 여러 다른 자극적인 것들 그리고 '그래, 내가 이만큼 사랑해본게 어디야. 진짜 진심이었다! 나 멋져'라는 에고로 당신에 대한 마음을 덮고 또 덮었는데... 오늘은 그 억압의 봉지가 터져버렸어.
나는 취약하고 아프고 고통스러워.
그래서 우는 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어.
무딘 당신은 나만큼은 아니길. 그리고 당신이 이런 나를 안봐서 다행이야.
우리(아니 나) 이렇게 잘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