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1. 들어가며
나이가 들수록 삶은 안정된다고들 한다. 공자는 40에 불혹이라 했지만, 나는 60이 되어서야 흔들림 없는 삶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앞자리 숫자가 ‘6’으로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위한 삶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안정감은 때로 완고함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밀어내기도 한다.
2. 흔들리던 시절
60이 되기 전의 나는 불확실함 속에서 열심히 살아왔다. 타인의 조언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좋은 곳을 찾아다니고, 맛집을 탐색하며 “나는 누구인가”를 묻곤 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삶은 진정한 나의 것이었을까. 자녀와 직장, 가족의 요구에 휘둘리며 나를 잃고 살아온 시간이었다. 타인의 말에 흔들리고, 그들의 소견에 동의하지 못해 마음속 전쟁을 치르던 날들도 있었다.
3. 전환의 순간
60이라는 숫자는 내게 전환점이었다. 처음으로 나를 위해 살기로 결심했다. 생일 턱을 내고, 나를 치장하고, 나를 위해 먹었다. 몸도 바뀌었고, 열등감의 굴레도 벗었다. 그렇게 2년쯤 지났다. 행복하게. 나는 나를 회복했고, 나를 중심에 두는 삶을 시작했다.
4. 완고함의 그림자
그러나 그 회복의 시간 속에서 나는 또 다른 문제를 마주했다. 회의장에서,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각자의 소견만을 주장하며 서로 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다. 20명이 모이면 20개의 아우성이, 30명이 모이면 30개의 고집이 충돌한다. 귀는 닫히고, 자기와 같은 의견에만 열려 있다. 이것이 바로 완고함이다.
5. 듣기의 기술
완고함은 경험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경험이 벽이 되어 타인을 밀어내는 순간, 우리는 소통을 잃는다. 듣는다는 것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고,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나이 듦은 듣기의 기술을 익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자기 확신이 듣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우리는 늘 경계해야 한다.
6. 맺으며
‘6’이라는 숫자는 나를 위한 삶의 시작이었지만, 동시에 듣지 못하는 삶의 위험도 함께 가져왔다. 우리는 꼰대됨을 경계해야 한다. 나이 듦이 완고함이 아닌 지혜로 이어지려면, 우리는 흔들림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진짜 나를 위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