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사람과는 되는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뭘까? 의 대답은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장점 찾기는 쉽지만, 나의 장점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나는 잘하는 것이 없어서 늘 마음이 분주하다.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지만, 어느 순간에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린다. 그리고 가볍게 다른 일로 이동한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잘하는 것이 없다. 요리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대접도 해봤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요리와도 담을 쌓았다. 요즈음은 라면도 맛없게 끓인다는 핀잔도 듣는다. 생각해 보면 인내심이 부족하다. 끈기 있게 해 왔더라면 아마도 잘하는 게 하나쯤은 있지 않았을까?
나는 수만 가지의 변명이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내가 못 하는 변명이.
내가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현모양처는 될 수 없었다고 남편을 원망했고….
나도 잘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이유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는데 막상 내 은밀한 기도방에서는 나를 바로 볼 수 있다. 나는 회피하고, 도피하기를 좋아하고, 내가 편한 자리를 잘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로 모든 어지러운 고민거리와 멀어졌고, 집 식구들의 아우성을 외면했다. 내가 있었으면 좋았을 자리에서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을 방치했다. 정말 소중한 것들을 외면했던 시간이 나의 주변에 늘 공존한다.
어느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이웃집을 들락날락하지 말라”라고 하였다. 나는 이웃집을 너무 많이 들락거리는 사람이었다. 그들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가서 함께 웃고, 담소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면 놀았던 시간만큼의 집안일을 해댔다. 담소는 안 나누고, 집안일을 묵묵히 해내고, 그러고는 다음날 또 이웃 사람들과 즐겁게 지낸 나의 모습을 바라본다. 도피처의 이웃들과, 교회가 내게는 있었고, 집에서, 직장에서 받았던 나만의 스트레스를 그들과 함께 나누고 해소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일로 보상했다. 나는 내가 그렇게 하는 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안다. 내가 얼마나 가정에 소홀했는지…. 이 모든 게 회피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나 좋을 대로 사는 것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나를 칭찬하기를 잘하는 마을 언니가 있다. 나는 고민 끝에 “언니, 내가 정말 잘하는 게 뭘까?”라고 했더니 “말을 잘한다”라고 말해준다. 뭐야? 그런 것 말고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잘하는 거 있으면 하나 말해보라고 하자 “공감 능력”이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누구를 향해 비난을 하면 “그 사람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 거라”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내가 그랬냐고 했더니 그랬다고 한다. 나는 또 이웃에게 위로받는 시간을 이렇게 가진다.
하여튼 내가 잘하는 건 확실하다. 나의 소소한 일상을 이웃과 나누면서 웃으면서 내 좋을 데를 위로받으며 사는 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인 듯하다. “공감 능력”이라고 말을 하지만 내가 공감해 줘야 했든 가족들과는 공감하지 않았든 공감 능력을 이제부터는 자신들을 봐달라고 아우성치던 남편, 아들과 딸에게 가서 맘껏 풀어놓으며 살리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