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신청 : 2020년 12월 26일
브런치 작가 승인 : 2020년 12월 28일
브런치 첫 업로드 : 2020년 12월 31일
그리고 2021년 5월 3일 "출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작가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내가 썼던 일기가 학교 벽보에 붙었을 때가 계기라면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해서 휴식시간마다 화장실 가는 척 복도 벽보를 쳐다보군 했었답니다.
조금씩 철이 들면서 글에는 별로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다른 것에 관심이 생기게 되기도 했었죠.
이후 작가라는 직업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아득히 먼~~ 곳, 제가 잡을 수 없는 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감탄과 희열을 느꼈고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만 자신감은 없었답니다.
십여 년 전 두 곳의 출판사와 출판 계약이 있었습니다만 모두 제가 글을 쓰지 않아 무산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의 제의도 있었고 주변 지인들로부터도 글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듣기도 했었지만,
당시는 제가 글에 대한 무책임한 욕심이 지나치게 많았던 가 봅니다.
글을 쓰면, 그리고 책을 내면 많은 사람들이 사서 읽어줘야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글재주나, 제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로는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없으니 책이 팔리지 않을 거라는 스스로 판단때문에 자신감도 없었습니다.
책이 팔리지 않을 바에 책을 내서 뭘 하나... 창피할 것 같다는 생각부터 했었던 거죠.
이런것이 아무래도 제 마음속의 지난친 욕심때문이 아닐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포기하고 다시 십여 년이 지났고 저는 "브런치"를 만났습니다.
작가 신청과 함께 작가 승인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드디어 2020년 12월 31일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https://brunch.co.kr/@hee91801/1
팔리지 않는 책은 쓰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제가 언제인가는 종이책을 출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브런치 작가의 타이틀을 가지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거죠.
앞에서 말씀드린 글에 대한 욕심을 버렸습니다. 담담하게 삶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지나 온 시간들을 기록해보자는 마음 하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주고 읽어주면 좋겠지만 몇 분이라도 공감해주신다면 그에 만족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십 년 전에 품었던 "꼭 잘 팔리는 책'이 아닌 " 혹 누군가는 사줄 수도 있는 책 " 그저
"나 만의 책"을 언젠가는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차분하게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을 때 출판 관계자 분에게서 "함께 책을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로서는 기쁘고, 설레고, 뿌듯했던 기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것이 정식 계약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고 제 스스로도 제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에 선뜻 받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흔들리는 감정을 절제하면서 쓸 수 있는 저의 글을 써나갔습니다.
그동안 출판사 사장님과, 또는 편집을 맡아주실 분과의 몇 번의 통화와 계약서 샘플이 오고 가면서 시간들이 흘렀고 드디어 출판사와의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5월 3일 계약 완료 후 갑자기 글이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얼 써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욕심이 없이 쓰기 시작할 때는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두서없이 업로드했는데. 출판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잘 써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글이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10여 일간은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차분히 돌아봅니다.
무슨 이야기를 쓸 것인가, 내가 가진 콘텐츠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나의 이야기"를 쓰자는 것으로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일부러 잘 쓰려고 미 사려 구를 동원하기보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내가 겪었던 이야기,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 내가 행했던 이야기를 나의 수준과 나의 신념 하에서 쓰려고 합니다.
읽으시는 분들에 따라 공감하시는 분도, 머리를 저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저도 북한이라는 저쪽 끝에서 남한이라는 이쪽 끝에 와서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 과정이 결코 정답일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한국에서의 정착생활이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희망적인 부분이 훨씬 많았습니다.
상황상황에서 절망으로부터 희망을 찾아가던 여정을 솔직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인생이 밑바닥이라고 느꼈을 때 나를 다시 일으켜세운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새기려고 합니다.
스스로는 올 수 없는 여정이고 과정이었습니다.
나의 주변의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없었으면 절대로 오늘에 이를 수 없었죠.
고마우신 분들의 이야기도 꺼내보려고 합니다.
솔직함으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고,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누군가에게도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보겠습니다.
마음으로는 욕심 없이 글을 쓰고 싶다고 하지만 실지 책이 몇권밖에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하고 솔직한 마음도 있습니다요. 하, 하, 하
브런치가 저를 "진짜 작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브런치는
1. 차분하게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2.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통하여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글에 담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는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가 힐링되고 위로받습니다.
4. 다른 작가님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또 다른 배움을 얻고 성장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