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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콩새 Feb 14. 2021

"떡 빚는 한의사"

설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어떤 이는 이제 좀 편해졌다 하고 끝나가는 설 연휴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거고.

어떤 이는 내일부터 또 힘들게 출근해야 하네~하며 끝나가는 설 연휴를 아쉬워할 듯합니다.


설날..

대체로 모두에게 추억이 있는 날이죠. 기쁜 추억, 행복한 추억도 있을 테고 슬픈 추억, 눈물의 추억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슬픈 추억이라고 해도 아픔만으로 기억되지는 않는 것이 추억인 듯합니다.

 

저한테 설은 사실 특별함이 없는 그저 그런 날이기도 합니다. 물론 어린 시절 고향에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하던 시간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의 매일매일이 설날과 다름없이 특별하기 때문에 설날의 특별함은 없는 것 같거든요.


아들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어느 명절에 뭘 해 먹을까 했더니 "해 먹기는 뭘 해 먹어요. 한국은 날마다 설날인데요." 하더라고요. ㅎㅎㅎ


그래도 엄마 입장에서는 뭔가 특별한 거 해주고 싶어서 그래도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더니 "엄마도 맨날 일 다니시느라 바쁜데. 모처럼 생긴 연휴인데. 우리 그냥 사 먹어요. 그리고 모처럼 생긴 시간인데 엄마는 그냥 쉬어요" 하더라고요. 이후부터 우리 명절은 특별하게 뭘 해 먹는 명절이라기보다 영화 보거나 편하게 쉬는 명절로 되었고 음식은 주로 사 먹는 것으로 대체했답니다.


작년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놀러 가는 것도 여의치 않아서 그냥 집에서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던 떡이 생각나서 조금 만들어 봤답니다. 쌀가루만 있으면 별로 어려운 것 없으니까요.


추석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인터넷으로 식용색소를 주문해서 떡을 만들어 보았답니다. ㅎㅎ
떡 이름은 몰라요. ㅎㅎ




어릴적.

치마폭으로 무릎을 감싸고 떡 만드는 엄마앞에 앉아 쫑알쫑알, 조잘조잘.

엄마가 떡 덩이 살짝 떼어서 입에 넣어주면 냉큼 받아먹고

세상 다 가진듯한 미소로 엄마와 눈 맞추며 행복해 하던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만들었어요.







지난 추석에는 흰색과 핑크만으로 송편과 절편을 만들었었거든요.


이번에는 송편소를 준비하지 못해서 송편은 패스했네요. ㅎ

맛이요? 물론 맛있죠. 제 입에는요.

쫄깃하고 약간 염분이 들어가서 맞춤한데 여기에 참기름을 발랐으니 맛없을 리 없어요. ㅎㅎ


떡은 만들었는데.. 나눠줄 이웃도 없고. 한국은 그냥 각자 문을 꼭 닫고 살고 있으니.

친구가 왔길래 조금 싸서 보내고..

그럭저럭 내일까지는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설 명절 즐겁게 잘 보내셨죠?

내일부터 또 새로운 한주의 시작입니다.

활기차게 시작하시고 또 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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