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었는데요.
북한에서도 3월 8일은 여성의 날로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북한에서의 공식적인 명칭은 "3.8 부녀절"이라고 부르죠.
어제는 퇴근하면서 제 스스로 꽃 한 다발을 사들고 들어갔네요.
북한에서 꽤 많이 알려진 여성에 관한 노래입니다.
노래 제목 : "여성은 꽃 이라네"
여성은 꽃 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한 가정 알뜰살뜰 돌보는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생활의 한 자리가 비어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아들딸 영웅으로 키우는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행복의 한 자리가 비어 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
걸오온 위훈의 길에 수놓은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나라의 한 자리가 비어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
북한에서 살 때는 굉장히 즐겼던 노래인데요. 북한을 떠나 자유와 인권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어있는 사회에서 살게 되니 북한 노래 "여성은 꽃이라네"에 숨겨진 의미도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노래 가사로만 본다면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높여준다고 보입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여성에게 굉장한 역할을 부여하여 여성의 지위를 높여주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가족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또는 자녀들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의 많은 부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을 단순이 꽃이라는 식물에 비유함으로써 꽃을 바라보듯이 즐길수 있는 존재, 감상할 수 있는 존재, 가볍게 터치해도 되는 존재로 보이는 점도 내포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성과 관련된 노래 중 위의 "여성은 꽃이라네"라는 노래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가 사라져 버린 다른 노래가 있습니다. 꽤 불리다가 어느 순간 못 부르게 되었거든요.
제목도 생각나지 않고 가사도 1절만 생각납니다. 그만큼 오래 불려지지 않았던 거죠.
언제나 말없이 정답게 웃음 지으며
가정의 행복을 가꿔온 그대의 아내
그 마음 아신다면 사랑하시라
그 정성 아신다면 사랑하시라
첫사랑 고백하던 그 저녁처럼.
가사로만 음미하면, "그대의 아내의 그 마음 안다면 남성들이여 사랑하라, 첫사랑 고백하던 그날 그 저녁처럼" 이라는 의미가 느껴지죠. 남성들에게 주는 메시지로 부인들께 잘하라는 의미이지만 짧은 시간 불리다가 조용히 사라진 노래입니다. 참 이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죠. 그때는.~~ㅎ
위의 두 편의 노래가 동시에 나왔다가 하나는 몇 개월 정도만 불리다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라져도 알아서 부르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공식적인 장소에서 불리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분위기상 부르지 말아야겠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거죠.
3월 8일을 맞이해서 남, 북한 여성에 대한 글을 깊게 써보려고 하다가 가볍게 노래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이 대목에서 아주 오래전에 봤던 중국 영화도 한편 떠오르네요.
"여인은 달이 아니다 (女人 不是 月亮)" - 여성 인권에 대한 영화였죠.
아름다운 "꽃"에 비유하는 것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이는 아름다움으로만 여성을 대한다면 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도 합니다. 여성의 역할, 여성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여성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그 노력 또한 정당한 값어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퇴근하면서 꽃 한 다발 사 가지고 들어갔어요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주는 선물의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