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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르찬 Oct 31. 2023

일본 금리인상에도 엔화약세 이유

일본의 경제는 침체될 것이다 - BOJ




안녕하세요, 희찬입니다.


금일 일본 중앙은행 BOJ에서 통화정책 회의가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요약을 하면, 단기금리는 -0.1% 유지하고 - 장기금리는 1% 초과까지 용인해주겠는 발표를 했습니다. 즉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YCC 상한선을 높인 거죠.




그에 따라 일본 10년 장기금리는 0.8% 중후반대에서 0.93%로 대략 4%가 넘는 상승을 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를 뜻하죠? 다시 말해 일본의 금리가 이렇게 올랐다면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렇게 생각을 했죠. 최근 달러엔 기준 150엔을 기록하던 엔화였는데, 150엔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엔화는 약세를 보였고, 금리 발표전 149엔을 보였던 환율은 다시 150엔을 넘어섰습니다.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까? 고민을 좀 해봤는데, 제가 생각한 답은 두 가지였어요.




(1) 그럼에도 미국 금리가 더 높다



엔케리트레이드라고 하죠. 케리트레이드는 자국내 금리가 낮을 경우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나라로 투자를 하는 행위인데요. 현재 일본의 금리는 0~1% 사이로 매우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의 금리는 5%대를 보이고 있죠.


일본에서 0%대 이자로 대출을 받고, 이 돈을 갖고 미국에 5%대 금리를 주는 곳에 투자를 한다면 4%의 차익이 남게 됩니다. 이를 케리트레이드라 부르고, 엔화로 했기 때문에 엔케리트레이드라고 부르죠.


하지만 만약 일본이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엔케리트레이드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고 다시 엔화로 가지고 올 겁니다. 즉 청산을 하게 되고, 이를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이라 부르죠. 청산이 일어나게 되는 이유는 일본의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에 지불해야 될 이자도 많아지고, 그리고 오히려 엔화로 더 수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에 따라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이 이루어짐에 따라 미국채를 팔고 엔화를 가지고 와 미국채 금리는 오르고 엔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흐를 것이고, 저 또한 이렇게 흐를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본래 3% 중후반을 보였던 미국 장기금리가 이번에 5%대까지도 올랐었죠. 그리고 미재무부는 올해 남은 3개월 동안 한화로 10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채권 공급이 증가하게 되면 채권금리는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채 금리는 매우 높은 수준이고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본이 YCC 수정을 통해 1%대를 초과할 수 있는 금리를 용인해도, 아직까지 미국의 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에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이 아닌 계속해서 엔케리트레이드가 일어나는 것이죠.


즉 아직까지 미국의 금리가 너무 높고, 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본의 장기금리가 올라도 미국에 투자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는 입장을 시장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 일본의 경기가 점점 침체된다



위 표 일본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될 부분이 일본의 GDP 성장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본은행은 지난 번 회의에서 23년 일본의 GDP성장률을 1.5%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2%로 상향 조정을 했죠. 즉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좋다는 뜻인데요. 이는 충분히 긍정적인 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만 보면 오히려 엔화강세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투자]라는 건 '현재' 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있겠죠?



2024년 일본의 GDP 전망은 1.4%대로, 23년 전망치인 2%대 보다 훨씬 하향 됐습니다. 쉽게 말해 내년 일본의 경제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생긴 거죠. 그러면 2025년은 괜찮아지는 건가? 싶지만, 아쉽게도 25년도 GDP 성장률은 1.2%로 24년 보다도 더 낮습니다.


즉 앞으로 일본의 경제는 좋지 않을 거란 전망을 일본은행이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시장참여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일본이 장기금리를 올리면 뭐해, 내년에는 경기가 안 좋다는데. 그럼 엔화 보다는 달러가 더 났겠지"



왜냐하면 내년 미국 경제 전망도 좋지는 않지만, 그나마 미국 경제가 가장 튼튼하고 안전하기 때문이죠. 어쩔 수 없이 미국은 강대국이고, 미국의 달러와 채권은 최고의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미국으로 돈이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투자자들은 일본 국채를 매도하고 그 돈으로 달러를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일본은행이 YCC 상한선을 올렸음에도 엔화가 강세가 아닌 약세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며칠 좀 더 지켜봐야 정확한 흐름을 알 수 있겠지만요.



일본 기준금리 인상
’23년 충분히 가능할듯?‘



마지막으로, 일본은행은 현재 장기금리만 올리고 있고 단기금리는 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단기금리입니다)


그런데 저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일본은행이 충분히 기준금리를 1차례 이상 올릴 수 있다고, 이 가능성을 두고 있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YCC 조정과 경제전망 자료가 그 증거가 될 것 같아요.



앞에서도 계속 살펴봤지만, 장기금리를 1% 초과하겠다는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강세가 아닌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죠.


아마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상향 조정만으로 엔화약세를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장기금리 상향 조정으로 엔화가 강세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장기금리가 계속 하락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일본은행은 장기금리가 올라도 엔화약세를 방어하기가 힘듭니다.


계속 커져가는 엔화약세를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방어한다는 것은 곧 미국채를 매도하고 달러를 시장에 투입하여 환율 방어를 한다는 뜻이 되는데요. 문제는 일본이 미국채를 매도하면 미국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일본은 단기금리(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상 엔화약세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일본의 물가전망이 높다는 점입니다.


다시 위 표를 보면, CPI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올해 헤드라인CPI 전망을 3%로 하고 있고, 근원CPI는 3.9%로 매우 높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4년 물가전망도 각각 3.1%, 2.1%를 보이고 있죠.


일본의 타깃물가지수는 2%입니다. 즉 2%대가 평균물가이고, 이를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뜻이죠.



물론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물가가 하락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려면 좀 큰 위기가 와야 가능할 것 같은데요. 만약 큰 위기가 오지 않는다면 일본은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수준을 낮출 수 있습니다.


올해는 GDP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내년에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차라리 올해 금리를 올리는 게 훨신 충격이 적을 수 있죠. 아무래도 경제가 좋을 때 금리를 올리는 게 더 안정적이기 때문이죠.



즉 일본은 올해 GDP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높아져 가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 생각합니다.



또 하나, 엔화약세가 계속 이어지면 수입국가인 일본의 물가는 계속 오르게 됩니다. 결국 일본은 엔화약세를 필연적으로 잡아야 됩니다.


이번 YCC 상항조정으로 엔화약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것 같습니다.





만약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생각보다 큰 충격들이 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이 확실하게 이어질 수 있으며, 청산이 이어질 경우 미국도 미국이지만 신흥국 연쇄부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시장투자자들은 저렴한 이자로 엔화를 빌리고 미국에만 투자한 게 아닌 신흥국에도 많이 투자했기 때문이죠. 그럼 신흥국 투자자산을 매각하고 일본으로 다시 돌아올텐데, 안 그래도 현재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신흥국이 매각자산을 받아줄 수 있을 지, 웬만하면 받지 못할 겁니다.


모든 위기는 작은고리가 깨지면서 생기기 때문에, 신흥국 연쇄 부도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을 수 있으니, 향후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을 잘 모니터링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글로벌 경제 분석 글과 함께 채권투자, 재테크 공부 등 다양한 글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초보자 분들을 위한 [30대, 재테크를 시작하게 됐어요]라는 연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연재의 경우 초보재테크 분들이 전반적인 재테크를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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