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좋은데 나쁘고, 나쁜데 좋다
안녕하세요, 희찬입니다.
최근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가 발표됐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물가는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미국인들의 소비패턴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물가의 긍정'이란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전년비 기준으로 본다면 긍정적으로 나왔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3월29일에 발표된 미국의 2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들어가기 전 [구독] 눌러주시면 더 좋은 컨텐츠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미국 PCE 좋은데..안 좋아요
이번 미국의 PCE 물가지수 발표치를 보면,
전월비(MoM) 기준 헤드라인PCE는 0.3% 증가로, 직전달 0.4% 보다 하락했고, 근원PCE는 0.3%로, 직전달 0.5% 보다 낮게 발표됐습니다.
전년비(YoY) 기준 헤드라인PCE는 2.5% 증가로, 직전달 2.4% 보다 증가했고, 근원PCE는 2.8%로, 직전달 2.9% 보다 낮게 발표됐습니다.
이번 PCE 물가지수에서 혼자 오른 게 전년비 헤드라인 PCE인데요, 사실 이것도 오른 수준이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본다면 2bp(0.2%p) 밖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오르지 않았다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치와 부합한 수준으로 발표가 됐고, 발표치만 본다면 꽤나 긍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준에 매우 부합하게 나왔기 때문에 더더욱 긍정적이었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기관이 2월 CPI와 PPI 발표를 바탕으로 예측한 2월 PCE 수치는, 중간값으로 볼 때 거의 흡사한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전월비/전년비 모두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3개월 및 6개월 연율화를 보면 최근 계속 반등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근원PCE 6개월 연율화 수치는 2.9%로 나왔습니다.
(12월: 1.9% -> 1월: 2.6% -> 2월: 2.9%)
3개월/6개월 연율화 수치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절대 나쁘다고만 볼 수 없는 건 전월비/전년비의 하락과 함께, 미국의 물가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서비스 물가의 둔화가 소폭 잡혔다는 점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서비스 물가는 직전달 0.6%에서 0.3%로 하락했고, 서비스물가와 함께 떨어지지 않았던 식품물가 또한 0.5%에서 0.1%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잘 하락하던 상품 물가와 에너지 물가의 반등이 크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상품 물가는 직전달 -0.2%에서 0.5%로 증가했고, 에너지 물가 또한 직전달 -1.4%에서 2.3%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에너지의 경우 최근 계속 증가하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서서히 증가해 WTI 기준 83불을 보이는 수준입니다.
유가 부문은 예측하는 게 너무 힘들긴 하지만, 상품 부문의 증가는 이 또한 유가 영향이 존재하긴 하겠지만, 자동차 가격 상승도 큰 몫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이번 PCE에서 가장 큰 소비지출이 있었던 부분이 자동차입니다. 즉 이번 PCE 상품물가의 상승의 주원인을 '자동차 가격'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자동차 가격의 상승은 지난 2월 CPI에서도 이슈가 있었던 부분인데요, 위그래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월비 기준 미국 중고차 가격이 크게 증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동차 가격 상승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미국 자동차 가격을 선행해 보여주는 만하임 자동차 가격지수를 보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자동차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요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죠.
다만 최근에 있었던 볼티모어 다리 붕괴 이슈가 자동차 가격의 변수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사실 볼티모어항은 미국의 항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자동차는 이곳을 통해 많이 이동이 된다고 합니다.
즉 이번 볼티모어 다리 붕괴로 자동차 가격이 들썩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이를 제외해 놓고 본다면 자동차 가격의 상승은 사실 매우 적다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PCE 물가지수는 몇몇 우려 되는 점은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CPI와 PPI 보다는 꽤나 잘 나왔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인 소비는 문제가 많다
PCE 물가지수가 발표되면 함께 발표되는 지표가 있는데 이 또한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바로 미국 개인소득과 가처분소득, 소비입니다.
2월 미국인들의 소득은 직전달 보다 크게 감소한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무려 1%에서 0.3%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문제는 가처분소득은 마이너스로 더 줄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가처분소득이란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난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합니다. 가처분소득이 '0'이란 것은 이자와 세금을 제외하고 쓸 수 있는 돈이 없단 뜻이고, '마이너스'가 나왔다는 것은 이자와 세금을 쓰고 남은 돈이 없는 상태에서 마이너스로 소비를 했다는 뜻이 됩니다. 다시 말해 빚을 내어 소비를 했다는 뜻이 되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게 개인소비가 될텐데요, 미국인들의 개인소비는 직전달보다 되려 증가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미국인들의 초과저축을 보여주는 표인데, 보시면 초과저축이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인들은 번 돈도 적고, 쓸 돈도 없고, 모아둔 돈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소비가 증가했다? 이건 빚을 내어 소비를 했다밖에 볼 수 없습니다.
추측해보건데,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된 가운데, 미국인들은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을 받아도 문제가 없을 테고 금리가 하락하면 경기가 회복하니까 빚을 내어 소비해도 괜찮다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지는 그때가 봐야 알 수 있는 거고, 중요한 건 연내 3차례 금리인하 '예정'이지 확정은 아닙니다. 설령 3차례 인하가 진행되어도 4.75% 수준의 금리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중소기업 보상 계획은 꾸준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금과 연결되는데요, 다시 말해 위 그래프가 하락하면 임금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미국인들은 금리가 하락해도 현수준의 부채와 이자 문제를 감당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미국의 물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꽤나 긍정적으로 나왔다 볼 수 있으며, 미국인들의 소비 환경은 매우 부정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빚을 통해 소비를 이어가지만 빚을 통한 소비가 어디까지 버텨줄지는 모르겠죠.
§경제/증시/투자를 다루는 단톡방 = 참여코드 147012
오늘의 내용이 도움이 됐고 앞으로 좀 더 자세하게 공부하고 싶다면 필자의 브런치를 [구독]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