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보기

뒷모습 바라보기

by 다이앤

달 밝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처음 느꼈던 건 몽골에서였다. 몽골의 밤하늘에는 정말이지 환공포증을 느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깨알같이 별들이 박혀있는데, 보름달이 차오를수록 그런 별들이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또 새삼 느낀다. 복층의 긴 창으로 달이 딱 걸려있는데, 집 안에 꽤나 빛을 보내준다. 바깥의 건물에서 들어오는 빛도 있겠다만, 구름도 걸려있지 않은 오늘 달은 무척이나 밝다.


달이 자꾸만 오른쪽으로 가려하기에 나는 이따금씩 자세를 고쳐 누워 한 동안 달을 바라보고 있다. 달을 보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근사하고 또 외롭다.


어떤 모습의 내가 되려 애썼던 몇 달 간의 가면을 내려놓고 나는 지금 마음껏 외로워하고 있다. 오래도록 음악들으며 애도하고 나의 슬픔과 외로움을 받아들여야지. 달이 나를 계속 비추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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