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망망대해다."
망망대해
-박희도-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 맡기고
이리저리 떠밀려 오다 보니
기약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아졌다.
햇빛은 내리쬐고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줄곧 떠다니기만 하였다.
모두 이 망망대해에서
여기가 어디인지 어떻게 알고
자신감 있게 저어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어디를 향해 저리 알고 서두르는 것일까.
두려워 돌아갈 수도 없고
모르겠다고 멈춰있을 수도 없었다.
남들 가는 곳으로
바람 부는 곳으로
보물이 있는 곳으로
옛 향기가 그리워
사랑하는 사람이 그리워
희망찼던 내 어린 마음이 가여워
깊은 바다에서 묵직하게 헤엄치는 고래
난 그 고래가 만든 물결 따라 떠나보려
여전히 망망대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