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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하게 박희도 Aug 12. 2024

박희도 시(詩) 55편 -해빙(海氷)

'다시 따뜻하게 안아주었기 때문입니다'

해빙(海氷)


답답한 텔레비전에서

오흐츠크해의 해빙이 비칠 때

어린 소녀같이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로

무척 아름답다며 저 풍경을 번은 꼭 보고 싶다던 당신.


오늘, 이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추운 겨울 큰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떠났고


모두 나오라는 말과 함께 바람 부는 배 위로 올라섰을 무렵

그 해빙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해빙은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차가운 바람에 

나의 기억을 온전히 맡기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왜 우냐며

웃음이 가득한 하나의 사건이 되었지만


제가 눈물을 흘린 것은

먼 예전부터 나의 마음속에서 곤히 잠들고 있던 

당신이 잠깐 그곳에서 일어나

다시 따뜻하게 안아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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