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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하게 박희도 Jun 12. 2024

박희도 시(詩) 54편 - 새우튀김

'하루종일 새우튀김을 먹고싶다.'

새우튀김


굽은 등의 새우

명절이면, 우리 할머니가

새우 튀김을 한가득 쌓아 놓으셨다.


나는 물론, 가족들이 새우튀김을 좋아하니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 

굳이, 튀김을 직접 하셨었다.


가족들이 하나둘 집어먹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행복이셨나보다


우리 할머니는 어릴 적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 못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사랑을 주는 법을 잘 아는지 모르겠다.


그 사랑하는 법을 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을 참아내야 했을까.


결국, 할머니는 허리가 굽으셨고

이젠 움직이지조차 못하신다. 


세상을 구경하는 걸 누구보다 좋아하면서

세상을 누구보다 구경하지 못했다.


할머니가 배워온 그 사랑이 가득 쌓인 새우튀김.


다시 한 번 그 새우 튀김이 쌓인 것을 본다면


건강 걱정 없이

배부를 걱정 없이 

아무런 걱정 없이


의자에 앉아 새우튀김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곁에서 

하루종일 새우튀김을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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