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나쁘든 그게 모두 나에겐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니까
잊고 싶지 않은 감각들이 있다.
출근길에 지하철 창 밖으로 보이는 공사 중인 건물.
그를 비추는 햇빛의 그늘짐, 빛이 비치는 공간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특별해지는 경험이 생긴다.
간혹 잊히지 않는 질문이 번뜩이며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기억하고 싶어 그 문장을 되뇌며 재빠르게 메모장을 킨다.
흔히들 이 순간을 '영감'이라고 하는데, 나에게 영감은 주로 깊은 인상을 가지고 온다.
그렇기에 가장 취약한 계절이 나에겐 환절기이다.
공기의 온도가 바뀔 때 멈칫하고 들어오는 감정들이 있다.
필자는 본인이 느낀 감정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불치병이 있다.
그럴 때마다, 재빠르게 메모장을 킨다.
한참 취업준비를 하고 있을 때, 위와 같은 것들을 생각했다.
사람은 각자를 놀라도록 알지 못한다. 집중하고 세밀하게 관찰해야 알 수 있는 것이 자기 자신인 것이다.
취업 준비, 이것만큼 예민해지고 본인에 대해 과할 정도로 알게 되는 시기가 없다.
그때 내가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웃고 있는 내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랄까, 슬퍼하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래서 '헤벌쭉'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고, 이로부터 시나리오를 작성해 갔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옷보다는 남들이 주어지는 옷들을 무심코 고르고 그것이 나랑 맞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인물이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다.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주위를 관찰해 보면 재밌는 사실들이 많이 발견된다.
그 관찰 속에서 잊고 싶지 않은 하루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은, 남고생 아이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후드집업을 입고' '주머니의 손'을 넣는다라는 관찰을 보게 되었는데,
이것은 추후에 내가 학교물을 찍게 될 때 챙길 수 있는 디테일들이 된다.
일상을 조금 더 민감하고 세밀하게 느끼다 보면, 알게 되는 재밌는 소소한 관찰들이 많아진다.
이 관찰들은 감각이 되고, 이 감각은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잊고 싶지 않은 감정들은 늘 나에게 이야기를 만들어준다.
내가 느낀 이 하루를, 당신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