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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우 Mar 18. 2022

많이 추웠겠다, 이제 함께 따뜻한 곳으로 가자

고수리,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를 읽고


다시 시작하는 걸음이 막막할 때는 작가들의 첫 책을 읽는다. 요 며칠 밤에는 수리 작가님의 <우달빛>을 다시 읽었다.

수리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작가님의 글은 겨울 오후 창가로 내려오는 노오란 햇빛. 그의 해사한 미소처럼 온기 어린 손을 내밀어주는 기분을 내내 느꼈다. 너도 거기에 있었구나, 많이 추웠겠다, 이제 함께 따뜻한 곳으로 가자- 말해주는 것만 같다.

작가님은 씩씩하게 다정한 사람. 다정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크다는  알기에 "모든 질문의 답은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는 작가 소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코스모스 꽃잎을 얼굴에 붙이고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코끝에 행복을 전하는 사람.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있다고 말해오던 지난밤의 위로를 떠올린다. 기어코  살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종종 그런 생각을 . 감정을 잊고 뚜벅뚜벅 이성의 영역으로 걸어온 덕분에 원했던 것을 이룰  있었다고. 그러나 오랜 시간 마음의 소리에는  기울인  없었기에  방법조차 몰랐다. 그래서 스무 살이  후로, 그러니까 원하는 곳에 들어간 후로는 아주 많이 헤맬 수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살아가는 데에  지나야만 하는 어떤  있는  같다. 마음의 일을 전혀 알지 못했으니  감정이 버거웠다. 요구를 묵살당한 아기처럼 감정을 모두 크게 크게 표현했고, 천방지축으로 비치기도 했다. 그러다 누구도 없이 홀로   같은 기분이 들던 , 수리 작가님의 에세이 수업을 들었다. 어떤 이야기든 들어줄  있는 품이  선생님에게 조금씩 감정을 꺼내 놓았고, 그것이 무엇이든 괜찮다는 안심이 돌아왔다. 소리치지 않아도 모든 감정을 만나고 이해받을  있었던 시간.  시간이 있었기에  이야기를 담담히 적어 내려가고, 타인의 이야기에도  기울일  있는 사람이 되었. 계속 사랑해야지. 지치지 않고 우는 이들의 목소리를 껴안고 싶다.


[좋았던 문장들]

-내가 너무 깜깜한 나머지 방향을 잃었구나. 더는 어둠 속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겠구나. [...] 그가 찾는 것은, 어쨌든 빛이었을 것이다.

-저 멀리 코스모스 빛 하늘이 내려앉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뭉클하게 번져나가는 우리들의 지금 순간이 너무나 좋아서.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듯이 행복했다.



(2022.02.08. 에 써둔 조각 글을 깁고 더함.)




아픈 몸과 성장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희우 작가의 신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504853


희우 작가 일상과 조각글이 담겨있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나요:

https://www.instagram.com/heee.woo/


희우 작가의 셀렉티드 컨텐츠 리스트 '희우의 선명한 일상'은 카카오뷰에서:

https://view.kakao.com/v/_ELhib/EuZWQTsKZ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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