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대한 아주 짧은 감상
빌리가 한 소절을 떼자마자 이유도 없이 흐르던 눈물.
어린 아이가 힘차게 웃고 슬퍼서 우는 소리를 너무 오랜만에 들었다. 어린 아이들도 목소리가 있었지, 이렇게나 연한 힘을 가졌었지, 싶을만큼.
어른들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살다 보면 잊는 게 많다.
영원히 어린아이일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의 여린 숨들을 지켜주는 것으로 몫을 대신할 수는 있다. 연극의 끝에 광부들의 헤드라이터가 나를 비롯한 관객들을 비춰주었던 것처럼.
p.s. 이제껏 문화생활이란 강릉 시내 cgv가 전부였던 엄마아빠가 '조금 더 좋은 것'을 알게 되서 기뻤다. 일요일 할인받아서 비교적 가격 부담을 덜 갖고 보았는데 앞으로 월급 받으면 또 다른 '좋은' 문화공연들 함께 보러 오고 싶다. 월급쟁이 된다는 게 그래서 덜 슬프고 좀 더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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