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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Mar 15. 2018

그러니까 결국은

양화진에서 내가 느낀 것


혼자 있을 땐 함께이고 싶은데

함께 일 때는 혼자가 간절해지는 밤에


낯선 곳에서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저 멀리서

철로를 달리는 기차 소리를 들었을 때




환한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도

풀어낼 감정들을 고민하고,

나는 감히 양심도 없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 되는 것




아주 먼 길을 돌아왔으면서

아주 먼 곳으로 떠나야 하는 길목에서


문장의 끝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을

어떤 세기 속에서 찾아야 할까를 헤아리다




새 집을 고를 때의 마음처럼

녹이 슬지 않는 비석으로 죽음을 장식하면 어떨까 

나는 한층 강물의 물결이 되고



한 선교사의 묘비에 적힌 문장을 띄웠다


'Until the day dawn'




위로라며 믿고 싶은 밤은

꼭 지금만이 아니었던,

어린 날의 방 한칸에도

늘 웅크리며 살아내고 있었던


스무살의 아이

지금도 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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