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친구, 나의 소중한 사람
"이번에는 다를 거야,
우리가 숨긴 종이쪽지를 찾아오렴.
그럼 거기에 적힌 보물을 줄 거란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출발해.
너와 나는 항상 그다음이었지.
엉거주춤 일어나 바지에 묻은 흙을 털고
가장 먼저 눈길이 닿는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친구들을 따라가.
이건 모두의 행진이래,
나의 걸음이 다음의 너에게는 등불이 될 거래.
노을 속으로 먼저 떠났던 아이들은
숨겨놓은 보물을 찾고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째서 내 눈에는
하얗고 빛나는 종이가 보이지 않는 건지,
식은땀은 흐르고 두 발은 떨리기 시작하는데
그때, 우연히 너를 본 거야,
나와 같은 표정으로
외로운 행진을 하고 있던 너를.
저녁 어스름은 찾아오는데
보물을 찾지 못한 숲길에서
내가 만난 유일한 희망이 너였다면,
그런 너를 만남으로써
나는 너무 빠르지 않아도,
늘 처음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배웠다면
우리가 찾은 이것도
보물이 될 수 있는 걸까?
동정하는 눈빛,
무심코 던진 화살 같은 말.
그런 건 다 아무것도 아니야.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살아왔으니
불운들이 찾아와도
고개 들고 계속해서 살아갈거야.
서로가 서로에게 만들어준
이 실낱같은 거처가
나의 마지막 남은 보물이라고도
너에게 말해줄거야.
흙투성이가 된 줄 도 모르고 달려온 시간들.
도망친 다음 날에도 결국 돌아온 밤들.
그 시간들을 기억하는 한
이번에는 다를 거야,
누군가 숨긴 종이쪽지는 찾지 않고
나의 체온은 누군가의 온기가 될 거야.
이 작은 꽃이 그냥 꽃이 된 게 아닌 것처럼
너는 내가 만난 친구들 중
가장 빛이 나는 사람이야.
보물을 찾지 않은 그 아이들
다시 만나 웃을 날
꼭 올 거야.
그 좋은 날 꼭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