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한 달 살기 할 때 -아, 훅 그립네-
여긴 계절마다 옷 안 사도 되겠네 싶어서
그때 처음으로
아, 사계절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니고만
사계절이 있어서 좋다는 것도 편견이 고만. 싶었다.
계절 바뀌는 게 느껴지니
아이들 옷 한 번씩 입혀보고
버릴 건 버리고
그나마 괜찮은 건 친구 아들 몫으로 챙겨놓고.
그런 걸 하다가
내 옷은?
거울 보니까……아 왜 이렇게 추레하냐……
그러다가 아…… 복직하면 또 뭐 입을까 고민을 해야겠구먼 싶은 게 골치가 살짝 아파졌다.
인간은 왜 외모를 볼까.
여기서 인간은 나 포함이다.
나는 머리하고 옷 사고 화장품사고 이러는데 쓰는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결과물을 보면 아깝다는 말이다.
아……
한편으로는
남들이 뭐라 하겠어. 싶고
아 왜 남들이 뭐라 하든 보풀 올라온 거 좀 입으면 안 되나 싶다가
내 옷뿐 아니라 내 업무도 내 생활도 다 보풀로 볼 것 같아서 옷을 사야 되나 싶고.
아……주말에 아웃렛 가야 하나
-온라인으로 돈 버린 적이 많아서 입어보고 사야겠다-
이 화창한 가을날을 옷 따위나 사는데 보내야 하는 게
아깝다.
그래서 내가 옷을 못 입나
옷 못 입는 자가 옷 사러 가기 귀찮아서 한 번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