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자는 '단독주택'에 살면 안 되나요? (2017.4.20)
마당 있는 집 + 골든 리트리버.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내 오래된 꿈이다. 아니 꿈이었다. 강아지를 키우고 텃밭과 정원을 가꾸며, 아침저녁으로 바깥 풍경을 눈 안에 담을 수 있는 집에 사는 것. 수많은 꿈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지만, 오랜 시간 변치 않았던 단 하나의 꿈은 저것 한 가지. 나는 저 꿈이 그냥 '꿈'으로 끝날 줄 알았다. 내가 꾸었던 수많은 꿈들처럼.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나는 '꿈'처럼 보였던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내가 '마당 있는 집'에 산다고 하면 당연히 가족과 함께 사는 줄 아는 경우가 있다. 혼자 사는 여자가 마당 있는 집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마련. 나 역시 그랬다. '여자 혼자서 단독주택은 좀 위험하지 않아' 하는 생각을 했던 것. 하지만 여차 저자 우여곡절을 거치며 나의 '마당 있는 집' 생활이 시작되었고, 전세살이 전원생활 일 년여 만에, 덜컥 주택을 구입하기 이르렀다.
집을 결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가용할 수 있는 예산 안에서(무리한 대출을 받고 싶지 않았다.) 구할 수 있는 집은 눈에 차지 않았고, 좋은 집은 당연하게도 너무 비쌌다. 욕심을 대폭 줄이고, 많은 것을 포기한 뒤, 저 집을 만났다.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반대가 있었지만, 내 고집대로 집을 구입했다. 출퇴근이 15분 안에 가능한 점, 강아지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가 깔린 점, 집 뒤의 아름드리나무, 뒤뜰에 대나무 숲, 인적 드문 동네 풍경, 이런 것들에 반해 저 집을 덜컥 구입했고, 어언 4년 차가 되어간다.
단독주택에 적응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어려울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또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을 거치며 우리 집에 정이 담뿍 들었다. 혹자가 말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죽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라고. 저 몇 명중에 내가 포함된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이 집에 살고 싶다. 내 손때 묻은 내 집이 참 좋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새소리가 좋고, 계절의 변화를 시시각각 느낄 수 있는 마당이 있어 좋고, 마당을 제 집 삼은 우리 강아지들이 행복해 보여 좋다. 가을이면 엄청난 낙엽을 치우느라, 잡초와 씨름하느라 허리가 휘는 것조차도 좋다. 나는 천상 마당 있는 집에 살 운명인 거다.
행복이와 싸이가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끔 생각한다. '아, 정말 내가 꿈을 이뤘구나.' 이럴 땐 참 행복하다. 행복한 만큼 이상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종종 실감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여기 이 장에서는 나의 단독주택 적응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지난 4년간의 생활과, 앞으로의 생활을. 마당이 있는 집에 산다는 건 어떤 일인지, 어떤 순간 행복하고, 어떤 순간 힘에 부치는지. 그냥 그런 소소한 나의 일상과 그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