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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읗 May 16. 2021

[히읗] 내 글을 검증받는 방법

출판하는 방법

나만의 책을 한 권쯤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응당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 주는 일인데요. 요즘은 SNS 덕분에 불특정 다수에게 내 글을 보여 주기 훨씬 쉬워졌습니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다음 티스토리, 브런치 등 여러 매체들이 있죠.


간혹 이런 매체에 글을 올리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대중들에게 내 글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책을 만들 수 없겠죠?


제가 처음 운영한 플랫폼은 네이버 블로그였어요. 당시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행 중 이야기들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했습니다. 그 후로 약 6년간 블로그에 글을 써왔어요. 장르는 여행기를 쓰기도 했고, 도서 리뷰도 했으며,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기도 했어요. 어떤 형식 없이 그저 자유롭게 내 생각과 경험을 썼습니다.


2014년도 부터 운영한 네이버 블로그와 100일 글쓰기 첼린지


그러면서 글쓰기와 조금씩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던 때는 숭례문 학당이라는 곳에서 100일 글쓰기를 했을 때였습니다. 하루에 1개의 주제를 글쓰기 코치님이 전해주셨습니다. 하루가 끝나기 전에 주제에 맞는 글을 써서 네이버 카페에 올리는 모임이었어요.


다양한 주제로 쓸 수 있어서 좋았고, 습관을 기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내 글을 누군가 읽고 피드백을 해 준다는 것도 좋았어요. 사실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라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른 분들이 쓴 글도 읽을 수 있어서 같은 주제이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읽고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


아쉽게도 100일을 모두 완주하진 못했어요. 중간에 몇 번 빠진 게 있었거든요. 그래도 총 92개의 글을 썼고, 이에 만족했습니다. 생각보다 여러 도전을 했는데요. 자신이 쓰고자 한다면 여러 방법으로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형태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요.


글쓰기를 꾸준히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뜨고 있었어요.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게 작가 신청을 해서 통과되어야지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끌렸죠. 뭔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한번 해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두 번의 작가 신청을 했고, 두 번 다 떨어지게 됐죠. 두 번 연속으로 떨어지니 딱히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원래 하던 블로그를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그 후로 글쓰기를 꾸준히 했지만 이렇다 할 동기부여가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쉬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은행 경비원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후에 다시금 브런치가 생각나서 도전하게 됐죠. 2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데 그 사이 플랫폼은 더욱 커졌고, 세간의 말로는 작가로 선정되는 기준이 더 높아졌다고 했어요. 그래도 다시 한번 용기 내서 도전했죠. 결과는 네, 또 탈락이었습니다.


현재 나의 브런치 1년 만에 구독자 600명과 글 164개를 썼다.


사실 조금 급하게 했던 것도 있기도 했고, 준비가 덜 된 느낌이 왠지 안 될 것 같아서 오히려 덤덤했는데요. 그렇게 총 세 번 떨어지고 네 번째 만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1년이 지났는데요. 그동안 총 160여 개의 글을 올렸고, 구독자는 600명에 이르게 되었으며, 총 누적 방문자 수는 62만이 넘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분이 제 글을 읽었다고 할 수 있죠.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글쓰기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썼던 “은행에서 일하지만 은행원은 아니에요”라는 매거진이 생각보다 인기를 끌었고 독자분들도 좋아해 주셨어요. 아직도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리던 날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정말 떨렸어요.


사실 제가 책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계기는 바로 브런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제 글이 대중에게 얼마나 잘 어필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거든요. 그냥 혼자 방구석에서 글을 썼다면 좋은지 나쁜지 잘 몰랐을 테지만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읽히고 그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건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말이 있어요. 브런치 구독자 1명은 다른 매체의 팔로워 10명의 값을 한다고요. 그만큼 브런치는 소비층 자체가 이미 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죠. 그렇기에 할 수 있다면 브런치를 도전해 보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한 번은 자주 나가는 독서모임에서 만난 분이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고 있는 분이더라고요. 그 사실을 알고는 어찌나 부끄럽던지 저를 만나기 전에 제 글을 먼저 읽고 만난 사람은 처음이라 뭔가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내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와 책으로 만들 수 있을 만한지도 가늠해 볼 수 있죠.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만의 책을 소장하고 싶은 분은 그렇게 만들어도 됩니다. 하지만 이왕 만들 거면 잘 팔리게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요?


플랫폼을 이용하여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바로 출판사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공개된 공간에 창작물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볼 수 있죠. 그러다 출판사 편집자 눈에 띄게 되면 단행본으로도 출간할 수 있으니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립출판도 좋은 방법이죠!!


브런치 작가 되는 팁!!

세 번의 낙방 후 네 번째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한 번에 붙는 사람도 있지만 저처럼 여러 번 떨어지게 되면 이게 또 기분이 안 좋거든요..ㅎㅎ;; 그런 분들을 위해서 몇 가지 팁을 드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제가 쓴 방법을 공유하려 해요!!

사실 처음 한 두 번은 생각 없이 신청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조금 전략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가장 먼저 제가 알아봤던 것은 바로 "브런치는 작가에게 무엇을 원하나?"였습니다. 간혹 단행본을 낸 현업 작가님들도 탈락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순히 글만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글 쓰는 사람에게 글 잘 쓰는 것 말고 또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한 브런치가 작가에게 바라는 점은 "지속 가능한 글 쓰기를 할 수 있는가?"입니다. 작가 신청을 하게 되면 몇 가지 질문이 있죠?

1) 첫 번째, 작가님이 궁금해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합니다. 여기서 자신의 소개는 앞으로 쓰게 될 글과 연관된 점을 중심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은행 경비원 이야기를 쓰려고 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소개를 중심으로 했습니다.

2)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사실 여기서 거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바로 글의 "목차"인데요. 사실 글의 솜씨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목차를 보면 이 사람이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글의 짜임새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죠. 그리고 글의 컨셉도 중요합니다. 이것 또한 목차에서 함께 드러낼 수 있는 점이죠.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은 누구나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도 작가에 따라 다르겠죠? 이런 부분들이 작가로 하여금 얼마나 글을 지속 가능하게 쓸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라 생각됩니다.

3) 세 번째, 내 서랍 속의 저장, 이제 꺼내 주세요.

자신이 발행하고 싶은 글 3가지를 올리면 됩니다. 여기서 올려야 할 글의 종류는 바로 위 2번에 언급된 목차에 해당하는 1~3번 글이어야 합니다. 그랬을 때 브런치는 작가가 이와 관련된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이구나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죠. 여기서 사실 글을 잘 썼는지 못 썼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글을 쓰는지와 글을 계속 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4) 네 번째, 활동 중인 홈페이지나 sns가 있으신가요?

사실 없으면 따로 적지 않아도 되지만 블로그나 티스토리 인스타가 있으면 올리는 게 좋아요. 하지만 글과 관련 없는 sns는 사실 올리나 마나 인 것 같아 굳이 올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 또한 작가가 이전부터 글을 계속 써왔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자료겠죠?

5) 다섯 번째, 브런치 작가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이렇게만 한다면 합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위와 같은 방식을 활용해 네 번만에 합격했습니다. 저 말고 제 지인도 두 번 떨어졌는데 제가 알려준 방법대로 했더니 진짜 합격됐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브런치는 작가에게 "글을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계속 쓰는 사람 그것이 브런치가 원하는 작가의 자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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