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달이어도 좋아

반복되는 상처의 밤

by 강희지

내 마음의 밤하늘에는 아직도 오직 하나의 달만이 뜬다. 너는 내 안의 유일한 빛이자, 가장 깊은 어둠을 지탱하는 유일한 존재다.


때때로 너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차가운 눈빛으로, 날카로운 칼날 같은 말들을 내게 쏟아붓곤 한다.


그 날 선 말들은 뾰족한 초승달이 되어 내 마음 구석구석을 아프게 찔러대고, 나는 그 상처에 신음하면서도 네가 영영 사라져 버릴까 봐 덜컥 두려움이 앞선다.


주변의 모두가 미련한 이 관계를 보며 네가 그만 사라지기를, 이 지긋지긋한 밤이 끝나기를 바라며 내게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내게는 그 지긋지긋한 밤조차 너 없이는 온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는 보란 듯이 다시 나타난다. 나를 찔렀던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어느새 둥글게 채워내며, 이전보다 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세상을 비춘다.


비워냈던 마음을 다시 꽉 채워 더 커다랗게 차오르는 너를 보며, 나는 결국 무너졌던 기대를 다시 세우고 만다.


네가 쏟아낸 말들에 베이고 찔려 온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상관없다.

너라는 빛이 다시 돌아오기만 한다면, 그 흉터조차 달빛 아래서는 사랑이 된다.


나는 오늘도 너가 다시 다가오기를
간절한 소원을 빈다.

비록 내일 다시 네가 기울어가며 나를 아프게 할지라도, 부디 완전히 사라지지만 말아달라고.


상처받는 것보다 무서운 건 네가 없는 캄캄한 정적뿐이기에, 나는 기꺼이 이 아픈 주기를 반복하며 너라는 달을 품고 살아간다.



사랑은 떠나도 밤은 남는다.

사라지지 않는 달빛 아래서, 널 지우지 못한 채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