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을 대하는 자세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에서 이상세포가 발견되었다. 이상세포가 발견되었다고 당장 암이 되거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변이가 생긴 세포들이 관찰된 것인데 이상세포 1단계에서는 자연 치유될 확률이 80%, 악화될 확률이 20%라고 한다. 2,3단계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지지만 당장에 손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일단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인데 그 말을 들은 내가 의외로 평온해서 놀랐다.
만약 암으로 발전되어 자궁을 들어내더라도 나는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봤다.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되었을 때 난 그래도 즐겁게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서. 내 대답은 yes였다. 내게 닥쳐온 불행이 마치 잘 모르는 이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고 하는 세간에 떠도는 뉴스에 실린 기사를 읽은 느낌이었다. 결혼을 못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더라도, 내일 당장 팔 하나를 못쓴대도 나는 덤덤하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그때도 내 대답은 yes였다.
오래전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에도 나는 삶을 살아냈고, 버텼고 지금은 그 모든 걸 극복해냈다. 지금은 그 증상 하나 없이 일상을 보내고 평범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그처럼 내게 암이라는 시련이 찾아오더라도 그래서 그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더라도 나는 삶을 살아낼 것이고, 버틸 것이고 모든 걸 극복해낼 것이다.
내게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오더라도 나는 덤덤하게 살아가리라. 불행을 불행으로 보지 않으면 더 이상 불행은 아닐 것이다.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던지 산에서 들에서 피어나는 잡초처럼 강한 생명력으로 다시 일어날 것이다.
살자. 살아내자. 내 숨이 다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