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계절
매년 보는 벚꽃인데 매번 처음 보는 것 같이 낯설다.
예쁜 벚꽃잎들이 흩날린다.
봄, 참 예쁜 계절이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남자아이와 말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는 풋내기였다. 그 시기에는 짝사랑하는 아이를 몰래 관찰하는 게 삶의 낙이였다. 단짝 친구에게 조잘조잘 그 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댔다. 현실에서는 그 애에게 말 한마디 못 걸면서 말이지.
대학에 입학했을 땐 나도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연애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이성에 대한 환상이 있었을 때였다. 사랑을 배우는 일은 나의 마음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들떠서 내 일을 소홀히 한다던가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급발진한다던가 서툰 일들을 저지르는 일이 잦았다.
몇 번의 연애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연애와 일상이 공존하게 될 수 있었다. 사랑 때문에 기뻤던 날도 있었지만 크게 데이는 일도 있었고 그렇게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배웠다. 이별에 대한 아픔과 사랑에 대한 회의감으로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새웠던 밤은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동시에 열심히 사랑했던 기억이었다.
열심히 사랑했고, 열심히 아파했던 기억들이 흩날리는 봄이다. 사랑은 행운임과 동시에 불행이었다. 사랑은 항상 책임을 알려주었다. 함부로 사랑했다간 그 사랑의 끝에 큰 아픔을 가질 것이라고.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일엔 책임이 따른다고. 그러니 함부로 사랑하지 말라고.
사랑은 사랑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무서운 녀석이었다. 행복을 주지만 그로 인해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게 사랑이란 녀석이므로 함부로 사랑해선 안된다. 사랑에도 자격이 있다는 게 느껴지는 서른의 봄이다.
좋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나는 얼마큼 준비된 사람인가.
나는 사랑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나부터 사랑해도 좋을, 믿을만한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