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예쁘다. 좀 더 젊었을 때 더 예뻐 보이긴 했는데 요즘 들어 너무 예뻐 보인다. 살짝 나온 뱃살도 애교로 보이고 나잇살로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몸짱 아줌마는 아니지만 몸매가 사랑스럽다. 숏컷으로 자른 머리를 매번 출근 전에 그루프로 말고 있는 엄마는 영락없는 여인이다. 중년의 여인이 이리 아름다울 일인가. 의문이 들었다.
한때는 엄마가 싫었을 적이 있었다. 요즘도 깊은 대화를 하는 친한 사이는 아니고 적당히 거리감이 있는 딸과 엄마다. 딸인 내가 나이가 들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엄마가 싫었던 이유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단절되어 가는 중 그걸 느꼈던 엄마는 내게 껴안거나 하는 스킨십을 자주 시도했으나 내겐 역효과였다. 부모가 싫을 때가 있다는 건 성장과정의 일부일까? 현재는 모두 지나간 일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꼬맹이때도 엄마가 참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 들어 그 감정을 다시 느낀다. 우리 엄마 참 예쁘다. 나이 든 모습이 하나도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콩깍지가 씌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