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는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나의 능력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특히나 사회초년생 때는 직장과 일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게 다가왔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일을 해본 결과 "내가 감당가능한 곳"이 따로 있다는 걸 알았다. 특히 나는 여러 사람이 부대끼며 일하는 곳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소인원이나 혼자 업무를 맡는 곳이 잘 맞았다. 그리고 웬만하면 또래보다는 연령이 높은 사람들이 나와 잘 맞았다. 그래서 또래가 모여 북적이며 일을 하는 곳은 나에겐 최악이었다.
그래서 나와 맞는 곳에서는 오랜 시간을 일해도 전혀 힘들지가 않았고 오히려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일상에 균형도 잡을 수 있고 신나게 일하다 오면 오히려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아, 일이라는 건 벅차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녹초가 될 때까지 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가능한 걸 하는 거구나"
그래서 시간이 좀 더 지나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일은 돈 벌기 위해서 가볍게 하는 것이고 가정에서 자아실현을 해야겠다."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 거다. 이것은 내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가정은 가정이고 일을 통해 날개를 달고 자아실현을 해야겠다"와는 정반대 되는 이야기다.
특히나 예전엔 이런 얘기가 많았다. "엄마는 네가 결혼(족쇄)보다는 네 꿈을 찾아 훨훨 날개를 펼쳤으면 좋겠어" 그때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은 가볍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예쁜 가정을 이루는 자아실현을 하고 싶다"라고.
일을 위해 가정을 포기하면 나 자신이 안정감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일을 포기하고 가정을 잡으면 곧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따라서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가정을 좀 더 우선으로, 일은 할만한 걸 하면 된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둘 다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둘 다 잡을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감당 가능한(스트레스 안 받는) 적당한 일"을 하며 "멋진 가정에 대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좋을 거다라는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