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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랜베리 Sep 13. 2023

정신이 혼란스러웠을 때 현실을 꿈과 같은 세계로 혼동한 적이 꽤 많았다.


저승사자님은 내게 아이가 셋이 있을 거라 했다.


첫째는 잘생긴 아들,

둘째는 아들인지 딸인지 모르겠는 아이,

셋째는 딸.


근데 지금 와 생각해 보면 내 아이가 셋이라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이 셋이라는 것 같다.


첫째는 남편

둘째는 나

셋째는 아들


정신착란 증세에 있을 때 둘째가 남자앤지 여자앤지를 몰라 계속 증거를 찾으려고 애를 썼는데 혹시 그게 헷갈리는 게 아니라 크면서 트랜스젠더가 될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둘째에 대한 감정은 처음엔 미움이었는데

어느새 미안함으로 그리고 그 이후로는

큰 사랑으로 바뀌었다.


처음엔 아이가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어 수술을 하거나 할까 봐 걱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그게 지금 생각해 보면 둘째 아이는 나를 나타내는 것 같다.


큰 미움을 받다가 결국엔 더욱 큰 사랑을 받는 아이가 둘째였다.


셋째는 앞에 유산된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유산했다 생긴 아이는 한번 죽었다 부활한 아이라 생전에 한번 어려움을 크게 겪어 생후의 삶에서 큰 어려움 없이 삶을 누린다고 한다.


다만 꿈속에서는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기 때문에 아이가 어떤 속성을 띌지는 조금 궁금하다. 다소 차분하거나 얌전한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딸을 낳고 싶어 했는데 그토록 애정하던 딸 같은 아들을 낳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딸인 나를 닮아 나 같은 성격일지도 모르겠고 내면에 섬세함이 있어 작가를 하는 아빠를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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