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이는 엄마 잘 먹는 아이

1장. "잘 안 먹어서 미치겠어요" - 영아편(2/2)

by 크랜베리
이유식을 잘 먹다가 갑자기 거부해요

A. 원래 하루에 3번 이유식을 잘 먹었는데요. 돌이 다가오면서 이유식을 거부하네요. 고개 돌리고 뱉어 내고 입을 꾹 다물고 있어요. 간식으로만 배를 채워요. 어쩌지요?


Q. 이유식을 잘 먹던 아이가 돌 즈음 되어 이유식을 잘 안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예 한 숟가락도 안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꾸 분유와 간식을 주게 됩니다. 제대로 된 이유식은 더욱 안 먹게 되지요. 잘 먹던 우리 아이, 왜 갑자기 안 먹는 걸까요?


1. 먹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아요

돌 무렵이 되면 아이들은 노는 게 너무 재미있습니다.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자꾸 엄마가 먹이려고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유식을 거부하게 됩니다. 충분히 놀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이 무렵 아이들의 집중력은 무척 뛰어나답니다. 한 개의 장난감으로 한 시간을 놀 수도 있어요. 중간에 방해를 하면 성격이나 지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조금 기다려 주기 바랍니다.


2. 죽 형태의 이유식이 지루해졌어요.

한 그릇씩 하루 세 번 잘 먹던 아기가 갑자기 안 먹기 시작하면 엄마는 참으로 답답하고 애가 탑니다.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도 안 되었었는데, 손으로 집어 먹는 핑거푸드를 만들어 주니 잘 먹었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 형태의 이유식을 지나 이제 무른 밥으로 갈 때가 된 것이지요. 무른 밥, 진밥 그리고 어른이 먹는 밥으로 차차 나아가야 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이유식을 안 먹는다고 힘들어하다가 어느 날 밥을 주니 잘 먹더라고 이야기합니다. 밥 먹을 때가 된 것이지요.

주먹밥과 같은 핑거푸드는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 중 하나지요. 스스로 먹는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아이들은 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구마나 감자, 단호박을 이용한 퓌레도 괜찮고, 계란찜, 부침개(밀가루는 사용 안 함)와 같이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이유식을 주어도 좋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이유식을 먹다 보면 더욱 잘 먹는 아이가 될 것입니다. 이유식 그릇이나 스푼을 바꾸어 식탁 환경을 새롭게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3. 철분이 부족해요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깁니다. 성인의 빈혈은 어지럼증이 주 증상이라면 유아의 빈혈은 식욕이 감소하고 보채는 증세가 심해집니다. 엄마에게 전해 받은 철분이 사라지는 4~6개월이 지나면 빈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생후 9개월 즈음에는 가까운 보건소나 소아청소년과에서 받는 영유아 정기검진 시 이를 꼭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철분이 부족하면 우선 철분제를 2~3개월 섭취해주면 아이가 보채는 것이 줄고 식욕이 생깁니다. 이제 철분이 풍부한 소고기나 닭고기를 이용하여 이유식을 먹이면 됩니다.


4. 다른 것을 먹고 있어요

갑자기 이유식을 안 먹으면 엄마는 무어라도 먹이려고 합니다. 젖이나 분유의 양을 늘린다거나 빵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먹이는 것이지요. 젖이나 분유의 양을 늘리면 아이는 점점 씹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 식사 간격은 좁아집니다. 밤중 수유를 끊지 못한 경우 점점 더 수유 의존이 높아집니다. 간식을 먹여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너무 먹기 싫어하면 안 먹이고 다음 끼니를 기약해야 합니다. 다음 끼니에는 2번의 내용을 참고하여 새로운 형태의 이유식을 시도해 보세요.


아기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10개월부터 돌 즈음 갑자기 안 먹는 시기는 거의 다 온다고 합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밥을 잘 먹는 아이가 되지요. 엄마의 관심과 정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유식은 잘 먹는데 분유를 먹지 않아요

Q. 7개월 아기인데 이유식은 잘 먹고 분유는 잘 먹지 않아요. 그냥 이유식만 먹이면 안 될까요?


A.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면에 이유식을 너무 잘 먹고 분유를 잘 안 먹는 경우도 흔합니다.(모유를 먹는 아기보다는 분유를 먹는 아기에게서 더 자주 나타납니다.) 왜 그럴까요?


먼저 이유식의 맛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유식의 간이 너무 세지 않은지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육수를 만들 때 너무 많이 졸였거나, 멸치나 다시마 같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재료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요? 둘째, 먹는 형태를 선호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먹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좋은 것이지요. 셋째, 이유식 양이 많아 배가 차다 보니 분유를 못 먹는 경우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는 있지만, 중기 이유식을 진행할 때까지는 분유나 모유가 주식입니다. 이유식만으로는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을 채울 수 없습니다. 분유나 모유를 끊으면 성장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유식만 먹이면 안 됩니다. 이유식을 먹이는 시간은 일정하게 하고, 모유나 분유를 먹인 후 이유식을 먹여서라도 모유나 분유를 먹여야 합니다. 간이 세다면 빨리 염도를 낮추어서 미각을 되돌려야 합니다.

분유를 잘 안 먹는 이유가 이유식과는 별개로 분유 자제의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젖병을 밀어 낸다면 젖꼭지를 한번 확인해 주세요. 젖꼭지만 바꿔도 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멍이 너무 작아서 답답했거나 너무 커서 분유가 왈칵 나와 먹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중기 이유식을 지나 후기로 갔는데 이유식만 먹고 분유를 잘 안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잘 놀고 체중이 증가하고 있으면 이유식을 적절히 진행하면서 지켜봐도 됩니다. 또한 돌이 지나면 컵으로 생 우유를 먹여도 됩니다.




정말로 굶기면 잘 먹나요?

Q. 분유도 잘 먹고 이유식도 잘 먹었는데, 언제부턴가 밥 먹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주위에서 굶기면 먹는다고 하던데 정말로 굶겨도 되나요?


A. 돌이 되면서 아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밥을 잘 안 먹습니다. 우선 걷게 되면서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기어 다닐 때와는 달리 시야도 넓어집니다. 새로운 세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밥 먹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동안 아이는 육체적으로 "성장"을 좀 덜 합니다. 태어날 때 평균 50cm, 3.5kg이었던 남자아이는 돌 무렵 78cm, 10.4kg 정도로 자랍니다. 처음 일 년 동안 키는 28cm, 몸무게는 7kg 정도 늘어나지요. 그러나 두 돌이 될 때까지 키는 10cm, 몸무게는 2kg 정도밖에 늘지 않습니다. 이때는 걷고, 말을 배우며, 세밀한 손동작이 늘어나는 등의 "발달"을 주로 합니다. 돌이 지나 "성장"보다는 "발달"을 주로 하는 이 시기에 전보다 밥을 덜 먹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조금 더 지나면 아기에서 어린아이로 변하는 과도기인 제 1반항기(18~36개월)에 들어섭니다. "싫어","아니"라는 단어의 사용이 많아지고, 가능하면 엄마가 해 주는 모든 것에 반항합니다. 엄마가 자신을 구별하면서 엄마에게서 독립하려는 마음과 의지하고픈 마음이 공존하는 것이지요. 이 시기에 기다려 주지 못하고, 자꾸 다그치고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정말로 안 먹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먹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아이는 "안 먹으려고" 기를 쓰게 됩니다.

엄마는 균형 잡히고 규칙적인 식사를 준비해 주어야 하지만 그다음에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조금 엄격한 규칙이나 제한은 제 1반항기가 끝나는 36개월 이후에 정하라는 것이 아동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밥 먹이기가 너무 힘들다 보면 주위에서 "굶기면 먹는다"라는 말에 귀가 솔깃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정말로 굶겨도 되나?"라는 고민과 "잘 먹여야 잘 큰다던데..."라는 고민 속에서 엄마가 방황합니다.

《우리 아이 밥 먹이기》의 저자 임선경 씨는 "제대로 밥을 먹이려면 먹으면 먹고 말면 말고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일부러 아이를 굶기는 것이 아니라 안 먹으면 놔두라는 것이지요. 엄마가 먹는 일에 목숨 걸지 않으면 아이와의 밥상머리 전쟁은 끝이 납니다.

단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밥 먹이기가 힘들다고 빵, 과자, 우유 등을 챙겨 주면 안 됩니다.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닌 형태로 찔끔찔끔 먹이는 것은 "굶기는 것"도 "잘 먹이는 것"도 아닙니다. 육체적인 건강과 행동적인 식습관 모두 안 좋게 만드는 지름길 입니다. 계속 이렇게 하면, 점점 밥 안 먹는 아이로 클 것입니다.


※ 밥 먹으라고 하면 배가 아프대요

잘 놀고 있던 아이에게 밥을 먹으라고 부르기만 하면 배가 아프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꾀병일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대부분은 "신체화 증상"입니다. 말로 "밥 먹기싫다"고 표현해도 본인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니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거짓말이든 신체화 증상이든 아이는 정말로 밥 먹기 싫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식사량이나 종류에 대한 "선택권"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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