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이는 엄마 잘 먹는 아이

1장. "잘 안 먹어서 미치겠어요" - 유아편

by 크랜베리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데 집에서는 안 먹어요

Q. 집에서 밥을 먹이기가 너무 힘든데, 어린이집에서는 밥을 잘 먹는다고 합니다. 반찬도 레시피 보면서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제가 요리 솜씨가 없는 걸까요?

A.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킬 때 부모님이 선생님께 하는 질문의 50% 이상은 "밥은 잘 먹었나요?"입니다. 그중 답변의 50% 이상은 "네, 잘 먹었어요"이지요. 대답을 들은 엄마의 50% 이상은 그 대답이 믿기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집에서는 밥을 잘 안 먹으니까요.하지만 믿으셔도 됩니다. 아이들의 50% 이상은 밥을 진짜로 잘 먹습니다. 왜 그럴까요?


1. 함께 식사해 주세요

아이가 "혼밥"하지 않게 해주세요. 미취학 아동, 즉 영유아에게 "혼밥"이란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부모와 같은 양육자가 마주 앉아 함께 먹지 않는 모든 경우는 "혼밥"에 속합니다. 양육자가 옆에 앉아 있다고 하여 "혼밥"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양육자도 밥을 함께 먹어야 "혼밥"이 아닙니다.

"혼밥"이 왜 안 좋을까요? "혼밥"을 하면 식욕이 저하됩니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먹을 때보다 함께 먹을 때 식욕이 40%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식욕이 줄어들면 식사 섭취량이 줄게 되고 영양의 균형이 깨져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혼밥"을 하면 밥을 잘 못 먹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해 밥 먹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 어른이 먹는 모습을 보면서 음식 종류에 따라 씹는 방법, 잘 안 집어지는 반찬을 쉽게 집는 방법, 자꾸 미끄러지는 밥공기를 효과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방법, 수저 사용하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지요.

"혼밥"을 하면 식사 예절이 나빠집니다. TV보면서 식사하기, 스스로 안 먹고 누군가 먹여 주어야 먹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식사하기, 돌아다니면서 먹기 등은 "혼밥"에서 시작됩니다.

"혼밥"을 하면 가족 간 소통이 단절됩니다. 사람들은 소통을 하면서 가까워집니다. 밥 종류가 무엇이든 간에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정서적인 친밀감을 갖게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 감사, 절제를 배웁니다. 미국의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청소년기에 흡연, 음주, 마약을 경험하는 비율이 줄었다고 합니다.

"혼밥"의 반대는 "함께 밥을 먹는 것"입니다. 함께 밥 먹기를 시작하고, 같은 반찬을 집어 먹으며 식사를 하다가 함께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밥상머리 앞에서 지금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아이를 위해 밥을 차리셨나요?엄마 수저도 가져오세요.


2. 식사 시간을 미리 알려 주고 먹을 준비를 해주세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놀이를 하다가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선생님은 식사 시간을 알려 주고 다 함께 정리를 합니다. 정리를 마치면 다 함께 손을 씻고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다녀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식사를 할 수 있는 교실 탁자 앞에 앉아서 배식을 기다리거나, 원내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다 함께 정리를 시작하여 탁자 앞에 앉는 시간 동안 아이는 식사를 할 거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지요.

집에서도 한번 따라해보세요. 아이가 놀고 있다면 식사 시간을 알려 주세요. 그리고 장난감을 정리하게 해 주세요. 바로 정리가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룡 두 마리가 싸우는 중일 때 둘 중 한 마리가 죽어야 그 놀이는 끝납니다. 조금은 기다려 주는 여유도 필요해요. 무조건 공룡을 뺏어 버리면 아이는 마음이 너무 상합니다. 또 손도 씻고 소변도 보게 해 주세요. 아이 연령에 따라 식사 준비를 함께 하면 더욱 좋습니다. 요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저를 놓는다든가 휴지를 준비하는 등 쉬운 것부터 함께 하면 식사가 훨씬 즐거워집니다.


3. 식사는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해 주세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점심시간은 늘 똑같습니다. 장소도 늘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등원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습니다. 집의 식사도 그래야 합니다. 오후 간식을 먹고 하원하면 간단히 우유나 두유 한 잔 정도 먹고 놀다가 저녁을 먹어야 합니다. 어떤 날은 저녁을 6시에 먹고, 어떤 날은 8시에 먹으면 안 됩니다. 6시와 8시 중 언제가 좋으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정한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장소도 가능한 한 일정한 곳이어야 합니다. 주방이든, 거실이든 장난감이 보이지 않는 곳이 좋습니다. 주방의 식탁이라면 아이는 거실이 보이지 않는 쪽에 앉힙니다. 거실에 있는 장난감에 정신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지요. 주방이 좁아서 거실에서 상을 펴고 먹는다면 장난감은 다른 방에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밥 먹다가 레고가 보이면 아이는 당연히 레고가 하고 싶어집니다.




집에서는 잘 먹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안 먹어요

Q. 두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서 나름 식판에 담아 식사를 잘했었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밥만 조금 먹고 거의 안 먹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A.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는 잘 안 먹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잘 먹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 밥은 집에서 혼자 먹는 밥보다 더 맛있고, 놀이의 연장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와는 반대로 집에서는 잘 먹는데 원에서는 잘 못 먹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어린이집에서 먹는 음식이 너무 낯설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음식까지... 집에서 먹는 식사는 엄마가 아무리 다양하게 해 준다고 해도 어느 정도 범위가 있습니다. 그 안에서 먹다 보니 그래도 익숙해져 있겠지요.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주는 메뉴는 확실히 다릅니다. 굉장히 다양하지요. 요즈음 어린이집에서 제공되는 식단은 대부분 "어린시급식 관리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식단인데 "이렇게 다양할 수가 있나?"싶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신메뉴가 들어가기까지 합니다. 아이들이 과연 먹을까 싶은 채소는 기본이지요. 그러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음식을 먹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식단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린이집 식단은 보통 한 달치씩 미리 가정에 알려 줍니다. 식단을 미리 보고 그 전날 또는 주말에 미리 접하게 해 줍니다. 같은 음식을 만들어서 미리 먹어 보게 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재료라도 미리 접하게 해 주는 것이지요. 채소를 안 먹는 아이에게 채소를 먹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채소와 친하게 해 주기 위해 노출을 많이 해 주는 것입니다. 자주 보게 하고 먹게하여 익숙하게 해주세요.


2. 어린이집에서 먹는 음식이 너무 맛이 없어요(싱거워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대부분 염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염도계를 구매하거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테에서 대여하여 아이들 국의 염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반찬들의 염도도 매우 낮습니다.

혹시 집에서 너무 맛있게(간간하게, 염도가 높게) 주고 계신 것은 아니었나요? 아이가 국에 밥을 말아서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곤 했다면 너무 맛있었기(간간했기) 때문인 경우도 많습니다. 당연히 나트륨 과다 섭취 중이겠지요. 이런 경우 외식을 하면 아마도 더 잘 먹을 것입니다. 외식의 염도는 대부분 더 높기 때문입니다. 하루아침에 음식의 염도를 어린이집 수준으로 낮출 수 없다면 서서히라도 줄여 나가야 합니다. 건강이 달린 문제니까요.




동생을 본 후 밥 먹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Q.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는 밥을 혼자서도 잘 먹는 아이였는데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는 먹여 주어야 밥을 먹고, 심지어 다시 젖병으로 우유를 먹네요.


A.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가 동생을 괴롭히고 퇴행 행동을 보입니다. 일단 엄마가 좀 바빠진 것 같습니다. 나랑 놀아 주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엄마는 동생이 조금만 울면 바로 달려가면서, 내가 배고프다고 부르면 조금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놀아 달라고 해도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 안아 달라고 해도 조금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제 엄마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동생이 너무 밉습니다. 나도 동생처럼 젖병을 빨고, 혼자서 밥을 못 먹으면 엄마가 나를 다시 사랑해 줄까요?


1.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첫째를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가 자고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30분씩이라도 집중적으로 첫째와 시간을 갖고, 무조건 첫째가 최고임을 계속 알려 줍니다. 무언가 선택을 할 때에도 첫째 먼저, 맛있는 것이 있어도 첫째 먼저 줍니다. 엄마가 아무래도 동생을 챙겨야 한다면 다른 가족들은 첫째를 더 챙겨 주어야 합니다.


2. 동생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보살펴 주어야 하는 작은 존재임을 알게 합니다.

동생 돌보는 일을 함께 하면 좋습니다. 기저귀를 함께 갈아 준다거나 젖을 먹일 때 쿠션을 가져오게 하는 등 도움을 요청합니다. 고마움의 표시는 가능한 한 크게 해 주세요. 또 동생에게 주는 음식의 맛(분유 혹은 이유식 등)을 보게 하면서 의견을 물으면, 자기가 동생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3. 퇴행 행동을 보일 때는 절대로 야단치지 않습니다.

당분간은 첫째용 젖병을 마련하고 첫째와 단둘이 마주 앉아 먹여줍니다. 그러면서 1번과 2번을 하다 보면 스스로 퇴행 행동을 그만두게 됩니다. 만약 이때 퇴행 행동에 대해 야단을 친다거나 억지로 못하게 하면 엄마가 무시했다고 생각하여 더 심한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터울이 많이 지면 조금 덜합니다만, 여하튼 동생이 태어나면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첫째 위주로 생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음식으로 보상해도 되나요?

김치를 안 먹는 아이가 있습니다. 김치를 먹게 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김치 다 먹으면 네가 좋아하는 초콜릿 줄게"와 같은 방법입니다. 병원에 다녀오는 것과 같이 하기 싫은 일을 한 보상으로 탄산음료나 과자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 위로를 하기도 합니다. "많이 아프니? 아이스크림 줄까?" 음식을 보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괜찮을까요? 지금 당장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 김치와 같은 건강한 음식은 더욱 싫어하는 음식이 됩니다.

@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 즐거움, 행복과 연결됩니다. 오히려 더 갈망하게 됩니다.


간혹 벌의 도구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엄마 말 안 들어서 아이스크림 안 준다!" 그러나 이때 먹지 말라고 한 "아이스크림"은 아이에게 더욱 매력 있는 음식이 되어 버립니다.


보상은 음식이 아닌 재미있는 활동 등으로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김치 다 먹으면 함께 이불 놀이하자", "병원에 다녀오면 엄마가 책 읽어 줄게"와 같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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