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이는 엄마 잘 먹는 아이

2장. "너무 편식해서 미치겠어요" (1/3)

by 크랜베리
고기를 안 먹어요

Q. 두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고기만 쏙 빼놓고 먹지 않는데 방법이 있나요?


A. 드물기는 하지만 고기를 잘 안 먹는 아이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1. 고기를 씹지 못해서 싫어합니다.

고기의 섬유 결이 입에 남아 잘 씹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씹지 못하여 고기도 못 먹는 아이라면 씹기 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고기만 못 먹는다면 결 반대로 얇게 썬 고기를 두드려서 조리해 봅니다. 훨씬 씹기에 수월할 것입니다.

아이에게 주는 고기 요리라고 하면 다진고기를 이용한 완자류나 얇은 고기를 이용한 불고기를 먼저 떠올립니다만, 고기를 한번 튀겨보면 어떨까요? 아이는 본능적으로 바삭함을 좋아합니다. 결 반대로 얇게 썰어 두드린 고기를 살짝 튀겨서 먹여 보세요. 고기 튀김은 돈가스만 있는 게 아닙니다.


2.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싫어합니다.

아이는 모든 감각에 민감하므로 어른은 느낄 수 없는 누린내를 맡을 수 있습니다. 고기의 누린내는 핏속의 이물질이 부패하거나 지방 성분이 산패되면서 납니다. 신선한 고기를 사서 핏물을 제거하고 먹이기 바랍니다. 뼈에 붙은 고기나 덩어리 고기는 물에 담그고, 다진 고기나 얇은 고기는 키친타월로 눌러서 핏물을 빼 줍니다. 양파나 배, 우유, 허브 등도 누린내 제거에 도움이 됩니다.


3. 고기와 관련된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싫어합니다.

예를 들어, 고기를 먹고 체한 적이 있거나 억지로 먹여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경우입니다. 심지어 고기를 먹고 있는데 식탁에서 부모님이 싸우셨다면 그 싸움의 원인을 고기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식탁에서는 절대로 나쁜 상황을 만들면 안 됩니다) 이런 안 좋은 경험이나 기억 때문에 싫어하게 된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하여 좋은 기억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 고깃덩어리가 씹히면 안 먹는데, 국물만 먹여도 될까요?

고기 육수 안에도 단백질과 무기질 등 영양소가 들어 있기는 합니다만, 그 양이 고기 자체를 먹는 것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고기를 아예 안 먹는 아이에게 육수라도 먹이면서 고기와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은 권합니다만,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여 육수로만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잘 못 씹어서 고기를 못 먹는 아이는 씹는 연습을 시켜야 하고,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싫어하는 아이는 조리법에 신경을 써서 어떻게든 고기를 먹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 조금씩 시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맨밥만 먹어요

Q. 두 돌이 지난 아이인데 맨밥만 먹어요. 다른 애들은 치킨도 먹고 카레도 먹던데 낯선 음식은 입도 안 댑니다. 영양적으로도 걱정됩니다.


A. 맨밥을 처음 접하게 되는 시기는 대부분 이유식 후기에서 완료기 즈음입니다. 가족들이 밥을 먹다가 한번 먹여 주는 것이 시작이지요. 그런데 돌 이전의 아이가 맨밥을 접하게 되면 이후에도 맨밥만 먹으려는 경향이 높습니다.


아이가 맨밥을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맨밥은 입에 물고 오물오물 씹으면 단맛이 나는데, 아이는 이 단맛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냥 이유식은 단맛이 별로 없는데, 맨밥에서는 단맛이 나니까 얼마나 맛있겠어요.

반찬의 향이나 질감을 싫어해도 맨밥만 먹습니다. 이유식 기간 중 다양한 맛과 재료를 접하지 못해서 양념된 음식들이 낯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음식에 관심이 없거나 거부감이 있어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씹기를 잘 못해도 맨밥을 좋아합니다. 씹기를 잘 못하니 맨밥만 먹게 되고, 맨밥만 먹다 보니 씹는 연습은 계속 못합니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더욱 나쁜 경우는 맨밥을 먹이다가 국에 말아 먹는 습관까지 갖게 되는 것입니다. 국은 음식을 삼키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주므로 씹는 습관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줍니다.


이유식 후기에 맨밥을 맛있게 먹게 되었다면 일단 이유식 부재료의 양을 조금 줄여서 만들어 주세요. 익숙해졌다 싶으면 조금씩 부재료의 양을 늘려 줍니다.

반찬의 향이나 질감을 싫어하는 경우라면 향이 약하고 눈에 띄지 않는 채소를 다져 넣어 밥을 지어 주면 어떨까요? 싫어하는 음식을 골라내지 않는 아이라면,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서 비비거나 볶아서 한 그릇 음식으로 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두 돌 정도의 아이라면, 꼭 먹지 않더라도 다른 식재료들을 만지고 놀 수 있게 해 주세요. 새로운 식재료와 친해져야 합니다. 한 번에 골고루 먹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음식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핑거푸드 형태로 음식을 먹게 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아이에게 밥을 줄 때 처음부터 많은 반찬을 주면 안 됩니다. 어른이 보기에는 적은 양이지만 아이에게는 많은 양일 수 있습니다. 적은 양부터 시작하여 다 먹은 후 칭찬해 주어 성취감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반찬을 골라낼 수 있겠지만, 한 조각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늘려 가야 합니다.

그리고 씹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씹는 습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조금씩 연습하게 해 주세요. 음식을 아이와 마주보고 먹어야 씹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반찬만 먹고 밥은 안 먹어요

Q. 18개월 아기인데 한 달 전부터 밥을 안 먹네요. 좋아하는 반찬만 손으로 집어 먹고 국물만 떠먹어요. 비빔밥이나 주먹밥은 먹는데 밥은 안 먹어요. 이유식도 잘 먹었었는데 왜 그럴까요?


A. 밥만 안 먹는 아이는 맨밥의 밋밋함이 싫은 것입니다. 반찬이나 국물은 간간한 맛이 느껴지지만, 맨밥의 경우 간간함이 없으므로 재미가 없는 것이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그나마 비빔밥과 주먹밥은 먹는다고 하니, 요리책이나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서 다양한 비빔밥과 주먹밥을 먹여야 합니다. 영양을 채워주세요.

둘째, 밥의 형태를 없애고 줄 수 있는 요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이스햄버거나 도리아 같은 것이지요.

셋째, 위의 2가지 요리 시 주의할 점은 가능한 간을 약하게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비빔밥이나 주먹밥에 들어가는 부재료로 밋밋함은 없앴으므로 간은 최대한 약하게 하여 짠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고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2개월간 저염식을 하면 입맛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서서히 간을 줄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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