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새해가 또 왔네

엄마가 빛바래지 않도록, 내가 다 기억할게

by 평생사춘기

거짓말 같은 2020년이 지나고, 소리 소문 없이 2021년이 와버렸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지 어느덧 두 해가 지나고 있다. 지독히 힘들었던 2019년이 지나고, 다시 잘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친 2020년도 지났다. 슬픔에 젖어 포기한 듯 살다, 작년 5월 미술 치료를 시작했었다. 너무 아파서 꽁꽁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어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음을, 나는 엄마가 없는 세상 속으로, 낯선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와 버렸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터무니없이 눈물이 쏟아지는 날은 줄어들었지만, 언제고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올까 두려운 마음이다.


새해가 되면 엄마와 동네 시장에 갔었다. 떠들썩한 시장에 있다면, 새해가 온 것이 더욱 실감 났었다. 두 손 무겁게 장을 봐오고, 언니네 식구가 놀러 와 함께 저녁을 먹곤 했다. 올해는 언니와 시장에 갔다. 엄마처럼 음식을 차리지는 못하지만, 식구가 둘러앉아 먹을 것들을 샀다. 치킨, 족발, 떡, 과일... 정성 가득한 상은 아니지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는 저녁상. - 아빠, 나, 언니, 형부, 두 명의 조카 - 모두 6명, 완성되지 않는 퍼즐처럼, 모여있자면 행복감보다는 엄마의 부재가 더욱 커진다. 엄마가 없는 우리 가족은 참 어색한 그림 같다.




"엄마, 믿겨져? 벌써 2021년이야. 코로나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세상이 난리법석이야. 엄마가 살아있고 병원에 있었다면 더 힘들었을 거라며 가끔 말도 안 되는 위로를 하기도 해. 엄마, 시장이 새로 싹 바뀐 거 알아? 어쩜, 작은 병방 시장이 아니라, 큰 계양산 시장으로 리뉴얼을 했어. 엄마는 그것도 못 보고 아쉽다."


"어제는 언니랑 같이 장을 보러 갔어. 음식을 차리지는 못했고, 그래도 같이 뭐라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눴어. 엄마는 우리 다 같이 있는 거 제일 좋아했잖아. 엄마 없으니까 잘 안 모이게 되는데, 그래도 새해니까. 시장을 보고 집에 가는 길에 엄마가 힘들다고 쉬던 놀이터 앞 기억나? 건호랑 채원이가 할머니 쉬던 곳이라며, 꼭 앉아있다가 간다. 고것들 참 귀엽지?"


"나는 조카들이 엄마에 대한 기억을 잃을까 봐, 할머니 이야기를 자주 물어봐. 6살, 7살이었으니까, 나중에 잊어버릴 수 있는 거잖아. 엄마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해줬는지 잊어버리면 안 되는데... 엄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나중에 나랑 대화할 수 있으면 좋은데... 엄마, 나는 다 기억할게. 엄마가 잊히지 않도록 나는 모두 다 기억할게. 너무나 보고 싶어.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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