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앞이 막막한 불안정한 20대로 돌아간 것만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2018년 11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내 인생이 360도 바뀌며 큰 파도에 휩싸였다. 2019년 우울한 나날들이었고, 2020년 회사를 그만두고 온전히 회복을 하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2021년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나는 이제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물어볼 곳도 의지할 곳도 없다.
인생의 기로에 서 있었을 때, 힘들고 지쳤을 때, 불안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때 - 나는 언제나 잘 해쳐 나왔다. 겁 없이 열심히 길을 만들어왔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내 옆에 든든한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심어진 한마디 '나는 할 수 있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한 번도 NO를 말하지 않았던 엄마, 어려워하면 말없이 옆에서 안아주던 엄마.
오늘 무척이나 엄마와의 대화가 그립다. 인생을 같이 걸어가 주던 든든한 엄마가 그립다. 함께이기에 힘들지 않았던 날들이 그립다.
"엄마, 오늘은 유독 엄마가 너무 그리워서 새벽이 되도록 잠이 오질 않아. 사실 나 회사를 그만두었어. 엄마가 알면 뭐라고 할까? 속상하겠지만, 나를 믿어주겠지? 푹 쉬고 났더니 이제 좀 기운이 나는 것 같아. 삶의 의욕이 없었는데, 이제 그래도 뭐라도 해야지 싶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지 불안한 지금, 엄마가 옆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엄마, 그날 밤 기억나? 20대 초에 내가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유학을 가고 싶어 했는데, 우리 집 사정이 안돼서 방법이 없었잖아. 내가 너무 가고 싶어서 답답해하며 어두운 방에 누워있었던 날, 엄마가 옆에 누워서 같이 한숨을 쉬고는 - '그래, 우리 같이 한번 노력해보자.' -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든든하던지... 엄마도 방법은 없었는데, 엄마가 옆에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용기를 가져다주었어."
"인생의 고비마다 엄마가 내 옆에 있었는데... 이제는 답답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네. 엄마만큼 따뜻하게 말해주고, 힘을 주는 사람이 없어. 그래도 이만큼 잘 키워줬으니까, 이제부터 혼자 잘해나가야 하겠지? 잘할 거라고 믿어. 엄마가 날 믿어줬으니까, 나도 날 믿어줄게. 오늘따라 많이 보고 싶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