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9일, 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서둘러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1월 12일, 결과지가 이메일로 도착했다. 종합 소견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고 있었는데,'예전보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늘어나고 있구나.'그리고 중간쯤 읽어갈 즈음, '조직검사를 권고합니다.'
'이게 뭐지?' 2011년부터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왔는데, 처음 보는 문구였다. 건강검진을 받은 곳에 전화를 한 건 2일 뒤였다. 상담을 예약하고, 다음날 병원에 방문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자리에 앉았고, 건성으로 쓰인 그대로라는 말을 듣고 나왔다. 친언니에게 전화를 하고, 함께 조직검사를 위해 병원을 예약했다.
다음날 다른 병원에 방문을 하고, 진료 소견서와 초음파 CD를 제출했다. 이번엔 차분해 보이는 젊은 의사와 마주 앉았다.
"0.9 정도 크기이고 넓게는 1.6은 되어 보입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모양이 불규칙하고, 2년 전 갑상선 초음파에서는 없던 것이 단기간에 빠르게 자란 것 같으니, 오늘 바로 조직검사를 해봅시다."
목 뒤에 베개를 받이고 불편한 자세로 누웠다. 얼마 뒤 천으로 얼굴을 날카로운 마취 주사가 목 중간 깊숙이 들어와, 차가운 액체를 뿌리고 나갔다. 그다음, 또다시 바늘이 들어와 한참을 머물다 나갔다.
10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2년 전 육종암으로 돌아가신 엄마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건강검진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조직검사를 하고, 입원을 하고,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채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
엄마 마음은 어땠을까? 담담했을까? 무서웠을까?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내내, '까짓 거 아무렴 어때? 아니면 좋은 거고, 맞으면 수술하면 되고, 나는 강하니까 무엇이든 잘 이겨낼 수 있어.' 생각했다. 사실은 무서웠던 걸까? 겁먹을까 최면을 걸었던 걸까? 엄마가 너무나 보고 싶다.
"엄마, 사실 나 병원에 다녀왔어. 갑상선에 혹이 있는데 아무래도 조직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해서... 병원에 있는데, 엄마 생각이 나더라. 엄마도 이렇게 했을까, 접수를 하고, 수납을 하고, 상담을 하고, 기다렸다 마취를 하고... 그때 함께 있어줬어야 하는 건데, 미안해 - 오늘은 눈물이 많이 나서, 엄마한테 길게 말하지 못하겠다. 보고 싶어. 거기에선 아프지 말고. 사랑해."